'景氣의 봄'이 오나…대외변수 많아 "낙관은 성급"

입력 2001-03-18 18:36수정 2009-09-21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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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살아나는 조짐은 보인다. 그러나 대외변수가 너무 많아 낙관하기는 이르다.”

롯데백화점 이만욱 영업총괄팀장. 작년 하반기부터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밤잠을 제대로 못 이뤘다. 그러나 2월 중순을 고비로 내구재 판매가 20% 이상 느는 등 소비심리가 풀릴 기미를 보이자 이팀장의 얼굴에도 미소가 돌아왔다.

“소비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지만 불씨의 강도가 약해 조그만 대외변수에도 쉽게 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팀장의 진단.

정부도 “미국과 일본경기의 침체와 유럽의 구제역 파동 등 부정적인 대외변수가 많아 경기가 살아났다고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조심스러운 태도다.

▽잇달아 밝게 나오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신용보증기금은 18일 중소제조업체 202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BSI가 1·4분기(1∼3월)에는 87에 그쳤으나 2·4분기(4∼6월)에는 14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절반을 넘는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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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업종이 BSI가 100을 넘었고 섬유 의복 가죽이 158, 전기 전자 통신이 152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특히 건설업도 2·4분기 BSI가 147로 나타나 주목을 끈다.

신용보증기금의 조사결과는 대기업의 경기전망이 담긴 전경련, 대한상의의 BSI가 100을 넘은 데 이어 중소기업도 경기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체감경기를 알아보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전경련의 3월 BSI조사에서는 102.4로 나타나 작년 9월 이후 6개월만에 100을 넘어섰다.

▽현장소비도 봄바람〓산업자원부는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 6곳을 대상으로 매출동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올 들어 2월까지 침체국면에 머물던 매출이 3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18일 밝혔다.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매출이 떨어져 1월에는 0.7% 감소세, 2월에도 0.6% 감소세를 보였으나 3월 들어선 4.0% 증가율로 돌아설 전망이라는 것. 2월 들어 매출이 9.4% 떨어졌던 대형할인점도 3월 들어 8.2%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입학시즌 특수(特需)와 봄 신상품 판매붐을 계기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

6개월째 감소했던 자동차 내수판매도 2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 현대 및 기아차 등 5개사의 2월 내수판매량은 10만3477대로 1월보다 19.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도 14.4% 늘어나면서 4개월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2월 수입차 판매(494대)도 작년 같은 기간(253대)보다 95% 늘었고 내국인의 해외관광도 1월에 사상 세 번째로 월 5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의 전망〓업계에서는 “내수위주로 소비가 살아나는 것은 확실하지만 소비를 뒷받침해줄 기업 투자가 살아나지 않아 소비 상승기조가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들이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 엔화가치 하락, 유럽의 구제역 파동 등 대외적인 변수가 많아 신규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것.

현대차 김원갑 재무담당 전무는 “올해엔 대외 시장상황이 너무 불투명해 대규모 신규투자는 어렵다”며 “5월에 들어서야 올 경기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 창동점 강수헌 지점장은 “3월 들어 소비자들이 굳게 닫았던 지갑을 다시 여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주식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본격적인 소비심리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기·박중현·하임숙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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