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제구실 못하는 88고속도로 통행료 못낸다"

  • 입력 2001년 3월 16일 21시 19분


“고속도로 가운데 유일하게 왕복 2차로일 뿐 아니라 구조적인 결함으로 치사율이 가장 높은 도로에서 꼬박꼬박 통행료를 받겠다니 말이 됩니까.”

경남 거창과 합천군, 전북 남원시와 장수군 등 88고속도로변의 영호남지역 자치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88고속도로 통행료 징수 반대운동에 나섰다.

지역 YMCA 등으로 구성된 거창과 남원 대책위원회 등은 조만간 ‘88고속도로 안정성 확보와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대’를 출범시키고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는 한편 법률적인 대응도 검토 중이다.

또 거창 합천 함양 산청군 등 자치단체들도 최근 행정협의회를 열고 “88고속도로 모든 구간을 왕복 4차로로 확장한 뒤 통행료를 받고 도로 개량이 어려울 경우 국도로 전환해달라”는 건의문을 건설교통부 등에 냈다.

이들 자치단체 등은 경부와 중부 고속도로의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건당 사망자 수)이 10.7%인데 반해 88고속도로는 31.7%에 달할 정도로 구조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통행료도 전국평균이 1㎞에 38.4원인데도 88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96.5원이어서 2.8배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급경사와 급커브가 많고 교차로도 상당수가 평면이어서 고속도로로서의 기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거창 YMCA 최성식(崔盛植)간사는 “예산문제와 산악지대가 많은 지리적인 특성상 88고속도로의 4차로 확장이 쉽지 않은 만큼 국도나 자동차 전용도로로 전환하고 통행료는 받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현재 개방식 요금체계로 무료인 88고속도로 해인사 인터체인지(IC)∼가조∼거창IC 구간과 함양∼지리산∼장수∼남원IC 구간의 통행료를 올 연말부터 징수키로 하고 최근 이들 지역에 폐쇄식 요금소를 설치하고 있다.

한편 도로공사 관계자는 “다른 고속도로와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통행료를 면제해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거창·남원〓강정훈·김광오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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