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멋진 요절 '이상' 현실은 '장수'

  • 입력 2001년 3월 15일 18시 43분


사람들은 흔히 장수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공과 행복을 적당히 누리면서 장수하는 것과 짜릿한 행복, 커다란 성공 후에 요절하는 것 중 하나를 고르라면 어느 것을 택할까.

일리노이대 사회심리학 교수인 에드워드 디너 박사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런 경우 짧지만 강렬한 인생에 더 많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 즉 인생의 길이보다 그 인생이 어떻게 끝을 맺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디너 박사의 연구팀은 이런 현상에 ‘제임스 딘 효과’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렇다면 온갖 고생을 겪다가 일찍 끝을 맺는 인생과 조금 덜한 고생을 겪으면서 더 오래 사는 인생 중에서는 어떤 것이 더 좋을까. 디너 박사의 연구에 참가한 사람들은 후자를 더 나은 인생으로 평가했다. 디너 박사는 이 현상에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효과’라는 이름을 붙였다. 구 소련에서 감옥에 갇혀 있던 솔제니친이 서방으로 이주한 후에도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데서 착안한 이름이다.

디너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수명과 삶의 질을 불가분의 관계로 보는 일반적인 의식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말한다. 장수는 지금도 미국에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디너 박사는 대학생과 중년의 성인들을 상대로 가상 여성의 삶을 각각 다르게 묘사한 이야기들을 읽게 한 후 반응을 물어 이런 연구 결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고려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했다. 예를 들어 이번 연구에서 응답자들은 그 여성이 행복하게 살다가 요절했다는 이야기를 행복감이 전보다는 못하지만 5년을 더 살았다는 이야기보다 더 나은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타나서 그냥 평범한 인생을 5년 더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디너 박사는 사람들이 “당연히 그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2001/03/13/health/13DEA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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