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의 명품이야기]'켄조' 화려한 색-디자인 "유쾌한 옷"

입력 2001-03-15 18:38수정 2009-09-21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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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었을 때 유쾌한 옷’

켄조(KENZO)를 즐겨입는 한 친구의 찬사다. ‘품위와 지성’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그는 ‘파격’이 필요한 때 켄조를 걸친다고 말한다. 흰바탕에 만발한 붉은색 꽃이 넘실거리는 치마폭같이 ‘켄조다운’ 옷을 걸침으로써 자신의 딱딱하고 근엄한 분위기를 단번에 즐겁고 유머러스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

‘다카다 켄조’는 1939년 일본에서 태어나 60년대에 파리에 발을 딛었다. ‘가장 프랑스적인 일본 디자이너’라는 평가를 받으며 급속도로 정상에 오른 켄조는 아시아의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제2의 켄조’를 꿈꾸게 했다. 유럽 아프리카 중국 등의 이국적 문화를 다채로운 색상과 디자인으로 버무려낸 그는 값싼 티셔츠부터 최고가의 오트쿠튀르 이브닝드레스까지, 10대 청소년부터 60대 노인층을 위한 옷까지 가격과 연령대를 가로질러 폭넓은 작품세계를 키워냈다. 켄조가 세운 패션업체 켄조사(社)는 93년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에 합병되면서 더 많은 매장을 확보하며 세계로 퍼져나갔다.

‘즐거움과 유머’는 켄조 디자인의 대표적인 특징. 2000년 파리 프레타포르테(고급기성복시장) 컬렉션 기간중 열렸던 켄조의 은퇴 패션쇼는 그의 이런 패션철학을 총정리했다. 정열적인 플라밍고 댄서, 인생을 노래하는 연주자, 천진난만한 아이들, 젊음을 잃지 않는 노인 등 다양한 인종과 연령의 350여명 출연자들이 모델과 어울어져 한바탕 축제를 펼쳤다. ‘경계를 허물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최고 디자이너의 마지막 메시지였다.

켄조사는 켄조의 후임으로 여성복에는 ‘질 로지에’, 남성복에는 ‘로이 크로에’라는 걸출한 디자이너들을 선정해 그의 패션철학을 계승시켰다. 평화를 모티브로 한 패션작업을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국제연합(UN)으로부터 ‘타임 포 피스(Time for peace)’상을 받기도 한 켄조. 은퇴후 창작과 세계평화에 봉사하며 여생을 보내겠다는 켄조를 보며 패션의 무한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장 현 숙(보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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