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5048.62→1923.38…나스닥, 1년만에 63% 하락

  • 입력 2001년 3월 13일 18시 56분


‘2000년 3월10일 5,048.62→2001년 3월12일 1,923.38.’

새 천년을 맞은 지난해 초 힘차게 출발했던 미국 뉴욕 증시의 나스닥지수가 정확히 1년 만에 급추락했다. 1년 간의 추락폭이 무려 63%에 달했고 하루 추락폭(6.3%)으로도 역대 10위를 기록했다.

나스닥의 폭락은 미국의 신경제를 선도해왔던 컴퓨터와 인터넷 관련 첨단 기술주들의 암울한 전망과 사상 최장의 호황을 견지해온 미국 경제가 후퇴 국면에 들어서면서 촉발됐다.

나스닥은 지난해에만 39.2% 추락했고 올 들어서도 이미 16% 떨어졌다. 12일엔 인터넷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8.79% 하락),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오라클(8.25% 하락), 통신장비 제조업체 에릭슨(25.00% 하락) 등 나스닥을 이끌고 있는 최우량 회사들의 주가 폭락이 두드러져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나스닥이 정점에 있던 지난해 초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5.4%였다. 그러나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은 0∼0.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인플레를 우려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올 들어서는 경기 침체를 우려, 큰폭으로 금리를 내리느라고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월 최초로 4,000선을 기록했던 나스닥은 불과 2달 만에 5,000선을 돌파했다가 다시 한달 뒤 4,000선 아래로 떨어졌고 11월초엔 3,000선 아래로 무너졌다. 역대 추락폭 10걸 가운데 4번이 지난해와 올해에 있었다. ‘존 행콕 글로벌 테크놀로지 기금’의 마크 클리 이사는 “현실이 이상을 패배시켰다. 이제 행복에 도취될 시간은 끝났다”며 닷컴 기업에 대한 환상은 깨졌다고 지적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