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LG 조성원 첫 MVP 영광

  • 입력 2001년 3월 8일 23시 24분


LG 세이커스 ‘사랑의 터보 슈터’ 조성원(30·사진)은 틈만 나면 그림 조각 퍼즐을 맞춘다. 퍼즐을 푸는데 요행은 있을 수 없다. 오로지 완성을 향한 끈질긴 노력만이 있을 뿐이다.

자신이 즐기는 퍼즐처럼 농구 인생의 조각도 서두르지 않고 하나하나 맞춰나간 조성원. 그래서 남들이 잔치가 끝났다는 서른 줄에 들어서야 그 꽃을 활짝 피웠나보다.

8일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열린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 조성원은 생애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영예를 누렸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표 71표 가운데 58표(81.7%)를 얻어 2위 주희정(삼성·13표)을 크게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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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은 “나중에 세살배기 아들 종민이에게 해줄 얘기가 생겼다”며 “이런 큰상은 처음이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MVP로 물망에 올랐으나 물을 먹은 조성원은 팀이 2위로 끝난 올해 역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게 사실. MVP는 대개 1위팀에서 나왔던 관례 때문. 하지만 압도적인 표차가 말해주듯 조성원의 올시즌은 화려했다. 역대 시즌 최다인 3점슛 173개를 터뜨렸고 토종 득점 1위(평균 25.71점)에 올랐다. 자유투성공률도 85.1%로 최고였다. 평균 100점 이상을 기록한 LG의 화끈한 공격 농구도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이 영광을 내년에도….’ 개별시상이 끝난 뒤 영광의 얼굴들이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동광(감독상) 재키 존스(베스트5) 추승균(모범선수상) 이상민(가로채기상) 강동희(어시스트상) 주희정(베스트5) 아티머스 맥클래리(외국인선수상) 이규섭(신인상) 조성원(최우수선수상).

조성원은 정상에 오르기까지 말못할 고생도 많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현대 시절 1년 후배인 이상민에게 가려 늘 2인자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는 결국 팀을 떠나는 신세가 됐다.

올시즌 마지막 하나 남은 퍼즐조각을 ‘우승’이라고 말한 조성원은 이날 부상으로 받은 450만원의 상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쾌척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신인왕 삼성 이규섭 "1,2년안에 최고선수 될 터" ▼

평생 단 한번뿐이라는 신인상을 받은 이규섭은 지난 시즌 수상자 김성철(SBS)이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자 마치 예상했다는 듯 담담하게 시상대에 올랐다. 총 유효표 70표 중 65표 득표. 삼성이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데는 1m98로 장신인 이규섭의 가세로 골밑이 강화됐기 때문.

―소감은….

“다 선배들이 잘 보살펴준 덕택이다.”

―이번 시즌 고비가 있었다면….

“대학 때와는 달리 장기 레이스라 마지막 5라운드에서 체력이 달려 많이 힘들었다.

―대학 때와 포지션이 바뀌었는데….

“공격형 센터에서 수비에 더 많이 신경써야 하는 파워포워드를 맡느라 사실 애로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지금 포지션이 더 재미있다.”

―드래프트 1순위 출신으로 처음으로 신인상을 수상했는데….

“우선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목표이고 개인적으로 1, 2년 안에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부문선수명(팀)
최우수선수상조성원(LG)
외국선수상맥클래리(삼성)
신인선수상이규섭(삼성)
우수후보선수상강 혁(삼성)
기량발전상조우현(LG)
감독상김동광(삼성)
베스트5주희정(삼성)
강동희(기아)
조성원(LG)
맥클래리(삼성)
존스(SK)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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