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아프간 마애석불 산산조각"

입력 2001-03-04 19:02수정 2009-09-2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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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의 하나인 거대한 마애석불 2기를 비롯한 불교 유적이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과격 세력인 탈레반 정권에 의해 무참히 파괴되고 있다.

AFP통신은 4일 “바미안 석불이 완전 파괴돼 산산조각났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쿠드라툴라 자말 탈레반 정보문화장관은 이에 앞서 3일 “최고지도자의 불상 파괴령에 따라 바미안 석불의 머리와 다리를 파괴했으며 로켓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5일까지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미안 석불은 2세기경에 만들어진 초기 불교 유적이며 높이 53m, 37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는 지난달 26일 “불상은 이슬람 교리에 어긋나는 우상”이라며 모두 파괴하라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탈레반 정권의 이 같은 사상 유례 없는 문화파괴행위에 대해 서방세계의 고립 전략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며 국내 지지 기반이 취약해지자 종교를 앞세워 국면을 타개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했다.

유엔과 유네스코, 각 국 정부는 불상 파괴를 중단하도록 촉구하고 있으나 탈레반 정권은 강경한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 또 대만의 고궁박물관, 영국의 대영박물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은 역사 유물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주고 불교유물을 구입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탈레반 정권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피에르 라프랑스 유네스코 특사는 4일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와킬 아마드 무타와켈 외무장관을 만나 불상 파괴 중단을 촉구했으나 무타와켈 장관은 “파괴 포고령은 신의 뜻에 따라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불교종단협의회는 3일 성명을 내고 파괴 포고령 철회를 촉구했다. 티베트불교 최고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도 4일 “세계 종교간 조화가 강조되는 때에 불상 파괴가 진행되는 것은 매우 염려스러운 일”이라며 “불상들은 종교를 떠나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인정한 맹방인 파키스탄을 비롯, 이란 이라크 등 이슬람권 국가도 3일 불상 파괴 작업을 비난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라고 비난했으며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도 대변인을 통해 “석불은 인류의 공동유산”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권기태기자·외신 종합 연합〉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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