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한국, 2003년에 새로운 경제위기 올 수도"모건스탠리

  • 입력 2001년 2월 28일 11시 51분


한국경제는 일본과 달리 한계기업을 무한정 끌고 가기 힘들어 늦어도 2003년까지 새로운 경제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디 시에는 28일 "한국경제는 수출의존도가 높아 저금리정책의 전제조건인 '강한 원화정책'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금리상승을 가져와 한계기업들의 자금부담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즉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증대를 위해 원화절하를 용인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본은 GDP대비 수출 비중이 적고 수출제품도 기술경쟁력을 갖춰 엔화강세를 통한 저금리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점이 한국과 일본의 근본적인 차이다.

물론 원화절하를 통한 수출증대도 기업부채를 줄이는데 역부족이라고 앤디 시에는 지적한다.

가령 그는 한국경제가 매년 6%씩 성장할 경우 기업부문에서 GDP대비 3%의 순이익이 창출된다. 그렇지만 이것도 한계기업들의 금융비용(8%)을 상환하는데 부족하다. 모자라는 부문은 정부재정에서 보전할 수밖에 없다. 현재 산업은행과 채권안정기금 등에서 올해 60조원규모의 회사채를 인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정부의 재정지원은 한계에 도달한다.

재정적자가 증폭되면서 정부도 더 이상 한계기업을 지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앤디 시에는 전망한다. GDP대비 30%인 정부재정적자규모가 2008년까지 60%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앤디 시에는 한국은 일본처럼 한계기업 처리를 무한정 늦출 수 없으며 아무리 늦어도 2003년에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