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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26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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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공사측이 최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제출한 ‘2001년도 사업 계획 및 예산 편성 자료’에 따르면 올해 예상 적자가 3479억원. 공항이 문을 열기도 전에 천문학적인 적자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재무구조 실태〓인천공항이 지난해말 현재 안고 있는 부채는 모두 3조952억원. 공공기금에서 빌린 자금이 1조4590억원으로 가장 많고 은행 차입금 7960억원, 국내 채권 발행액 7627억원, 해외 차입금(일본 사무라이펀드) 775억원 순이다. 여기에다 마무리 공사비와 각종 운영 자금용으로 추가로 차입할 자금이 1조원 이상이기 때문에 개항시 총부채는 4조393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미국계 투자은행 CSFB 재무분석 자료).
그러나 개항 첫해 공항 운영에서 거둘 수 있는 수입(임대료, 공항 이용료 등)은 3750억원에 불과하다. 운영비 1455억원, 시설 감가상각비 2817억원, 일반관리비 355억원, 차입금 이자 등 영업외 비용 2619억원을 빼고 나면 3497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한다. 이런 순손실은 2007년까지 계속되며 2008년이 되어서야 790억원의 단기 순이익을 낸다고 CSFB는 분석하고 있다. 또 개항시 4조3936억원에 이르는 부채 상환을 위해 2019년까지 연평균 2961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악의 경우 누적되는 적자로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한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왜 나빠졌나〓국고보조금 비율이 낮은 것이 가장 큰 이유. 인천국제공항은 총 공사비(7조8079억원) 가운데 국고 보조금 비율이 39.9%(3조1157억원)에 불과하다. 홍콩 첵랍콕(77%), 중국 푸동(67%), 말레이시아 세팡(93%) 등 외국의 경쟁 공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
착공 당시 재정 형편이 어려웠던 정부가 예산 절감을 위해 전체 공사비의 60%를 공항공사측이 자체 조달토록 했기 때문이다. 자기 투자 자본이 거의 없던 공사로서는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막대한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외환위기가 닥쳐 금리가 폭등했던 것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부실화를 가속하는 요인이 됐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