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베어스팬 단단히 화났다

  • 입력 2001년 2월 12일 17시 06분


《이 기사는 동아닷컴 이포터로 활동중인 오준석님이 보내온 '두산 베어스 팬들 화났다'기사를 요약하여 실은 것입니다.》

심정수 선수가 현대의 심재학 선수와 맞트레이드 된 후, 두산 팬들의 비난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두산베어스의 홈페이지(www.doosanbears.com)에서는 심정수 선수의 트레이드로 인해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많은 팬들이 회원 탈퇴를 요청하며 글을 올리고 있고, 두산은 이제 팬들을 외면했기에 프로야구단을 매각하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또 한 팬은 '우동수 트리오'의 활약이 두산의 큰 강점인데, 이제 어떻게 '포스트 우동수 트리오'를 만들 계획이냐며, 두산의 향후 계획을 공개 질의 하기도 했다.

너무도 많은 팬들의 비난이 계속되고 있어, 두산베어스 홈페이지의 팬게시판은 현재 접속이 수월하지 못하다.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두산은 팀 특유의 뚝심으로 인해 그동안 재미있는 경기를 많이 펼쳐왔다. 그래서 8개구단 중 골수팬들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고, 작년에도 야구팀 중 유일하게 관중수 증가를 가져 온 인기 구단이다.

그래서 따로 '베어스 팬클럽연합'이라는 공간을 마련하고 운영 중인데, '두산의 울타리'라고 불리우는 www.bears-fence.com 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은 두산을 비난하는 수위가 한층 더하다.

하지만 격한 발언 등을 자제하며, 심정수의 트레이드에 대해 향후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토론하며, 집단행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2월 12일자로 게시판에 올린 베어스 팬클럽 연합회의 공지 사항은 아래와 같다.

베어스팬클럽 연합회에서는 금번 심정수선수의 트레이드등 현재 구단의 추악스러운 작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으며 베어스팬들의 힘을 결집시켜 행동해 나아갈 것입니다.

1. 베어스팬의 이름으로 현재의 두산구단 행동의 부당성과 소비자를 우롱하고 약한 입장의 선수를 짓밟는 일련의 사태를 신문지상을 통하여 광고하기로 했습니다. 광고에 드는 비용은 베어스팬들의 모금으로 충당 할 것입니다. 오늘 이시간부터 위의 계좌로 모금을 시작합니다. 베어스팬의 힘을 보여줍시다!! 1인 천원씩이라도 큰 힘이 됩니다!!

2. 위의 결정사항과 연개하여 베어스팬클럽 연합회에서는 두산구단의 망언, 팬들에 대한 기만, 우롱한 행위들에 대하여 "고소"하기로 하였으며, 절차를 밟아 진행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3. 현재 구단측 "곰들의대화"에 가입한 상태인 베어스팬 여러분드의 회원가입 탈퇴 운동을 벌이기로 하였습니다. "곰들의대화"가 다시 열리면, 말머리 [탈퇴]라고 달아주시고 회원탈퇴를 요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한명의 회원도 없는 구단 홈페이지를 만들 그날까지 지속적인 운동을 벌일 것이며 모든 베어스팬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4. 베어스팬클럽 연합회는 심정수선수 등번호[32]를 영구결번 시키기로 결의하였으며, 현 베어스소속 선수들에게 우리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여 팬들과 선수로 하여금 [영구결번32]를 이루어 내겠습니다. 베어스내 [32]번은 영구결번 되었음을 엄중히 선언합니다.

5. 금년도 동호회, 팬클럽의 공식적인 단체관람을 자제해 줄 것을 각 동호회, 팬클럽에 간곡히 요청합니다. 또, 베어스팬클럽 연합회에서는 "야구장 안가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하였으며 추후 행동방안을 마련해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6. 현재 몇몇 동호회에서는 동호회폐쇄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각 동호회, 팬클럽에서는 명칭에서 "두산"이라는 그룹사 명칭을 삭제하여 주실것을 요청합니다. 나우누리 베어스 팬클럽은 동호회폐쇄를 논의하고 있으며 유니텔 및 두사모에서는 "두산"을 뺀 명칭변경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의 사항을 오늘 있은 베어스팬클럽 연합회에서 결정하였으며 모든 베어스팬 여러분들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이렇듯 두산베어스 팬들은 그동안 선수협 사태를 묵묵히 지켜보다가 결국 심정수 선수의 보복성 트레이드로 인해 단체행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두산 제품 불매 운동을 하기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상품 목록을 작성 배포하였으며, 두산 계열사들의 수비자 게시판을 방문하여, 제품불만 시위를 하기로 계획했다.

가장 많고 또 가장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두산베어스 팬클럽의 이번 단체행동은,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얼마나 팬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프로'라는 말이 '팬'이라는 말과 함께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원리를 우리나라 구단들은 알고 있는지 답답하다.

오준석 <동아닷컴 e포터> puppy1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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