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보복성 트레이드'의혹 두산 강건구 대표이사

  • 입력 2001년 2월 10일 13시 42분


9일 저녁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대표이사 강건구)의 게시판인 '곰들의 대화' 서버가 다운됐다.

'우-동-수' 트리오의 한축인 '헤라클레스' 심정수가 현대 심재학과 맞트레이드 돼 두산의 품을 떠났기 때문이다.

프로세계에서 선수들간의 트레이드는 흔한 일이고, 이걸 갖고 이러쿵 저러쿵 말을 늘어놓을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번 심정수의 트레이드를 놓고 게시판이 다운될 정도로 두산 팬들이 흥분하는 건 좋아하는 선수 한명을 잃었다는 것 아쉬움 때문만은 아니다.

두산 팬들의 목소리에는 선수협사태로 인한 '보복성 트레이드'라는 항의가 담겨 있다.

얼마전 마해영이 삼성으로 트레이드 될때 롯데의 팬들이 보여줬던 반응도 이와 비슷하다.

당시 롯데팬들은 팀의 4번 간판타자인 마해영을 김주찬과 이계성이라는 무명급 선수 2명도 교환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심정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두산팬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탐낸 심정수를 심재학과 맞트레이드 하는 것은 보통 때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거래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두산측은 '좌우 거포의 맞교환으로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들을 팬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심정수는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였다고 자부했는데 연봉협상 중 트레이드 되니 할 말이 없다. 누가 봐도 선수협 문제가 관련됐다고 하지 않겠는가. 두산팬을 볼 수 없다는 게 가장 서운하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벌어진 마해영과 심정수의 트레이드는 구단의 '미운털 뽑기'라는 의혹도 문제지만, 팀간의 전력불균형이 더욱 심화돼 올시즌 프로야구의 흥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마해영과 심정수가 새 둥지를 틀 팀은 삼성과 현대이다. 삼성은 누가뭐래도 올시즌 우승후보 1순위다. 현대는 작년시즌 우승을 했던 팀이다.

야구팬들의 입장에서는 어느모로 보나 유쾌할 수 없는 트레이드임이 분명하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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