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국증시 하반기 반등어렵다" - J.P모건

  • 입력 2001년 2월 9일 12시 21분


'국내증시가 상승추세로 반전하기 위해 미국증시가 반등해야 한다'는 국내투자자들의 '희망'과 상치되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권위있는 증권사중 하나인 J.P모건증권은 기업수익성 악화라는 악재가 올한해 미국증시를 짓누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추가금리인하에도 시장분위기를 반전하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무엇보다 미국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J.P모건증권은 미국기업의 수익성이 금리인하와 세금감면으로 하반기에 'V'자형으로 회복할 것이란 월가의 지배적인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다. 즉 시장의 지배적 견해인 S&P500기업의 주당순이익 증가율 7%(3/4분기)와 17%(4/4분기)가 매우 낙관적인 견해라고 지적한다.

대신 하반기에도 지난해 주당순이익에 지난해에 비해 15% 감소할 것이라고 본다. 2002년 상반기에 가야 주당순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란 입장을 피력한다.

시장의 다수 견해와 달리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는 것은 미국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에서다.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 기술장비와 S/W에 1조 440억달러를 투자했다. 1997년에 비해 37% 증가한 액수다. 그렇지만 같은기간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14%에 못미쳤다. 영업이익 증가세가 신규투자 증가율에 못미치면서 대규모 현금유출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기업들의 현금유출은 150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곧바로 미국기업들의 순이익 악화와 투자위축으로 연결된다는게 J.P모건증권의 판단이다.

90년대 미국경제는 가계의 폭발적인 소비증가에 힘입었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가계소비는 매년 7%씩증가했다. 1992년이후 감소한 실업율과 주식시장호황에 기인한다.

그러나 지난해 나스닥시장이 반토막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증대라는 '부의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미국기업들이 대규모 핵에 나서면서 고용이 불안해지고 있다. 90년대 가계소비증가를 가져온 2가지축이 모두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것은 가계의 저축률 증가로 나타난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미래불확실성에 대비한다. 저축이 늘어나면 미국기업의 매출과 순이익 감소로 연결되는 등 악순환이 시작된다.

이같은 악순환이 선순환으로 전환하려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는 가야 한다는게 J.P모건의 결론이다. J.P모건증권의 주장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증시는 물론 경제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중인 한계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등 경기부양책이 하반기 미국증시의 반등을 전제로 실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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