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의 명품이야기]'지방시' 보석과 절묘한 조화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29분


여성은 누구나 ‘신데렐라’를 꿈꾼다. 현대판 신데렐라를 그린 ‘사브리나’가 두 번이나 영화화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동화의 줄거리는 재투성이 아가씨가 착한 마녀의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왕자의 눈에 띈다는 내용. 1954년 사브리나 역을 맡았던 오드리 헵번은 가난한 운전기사의 딸에서 대부호의 사랑을 받는 요정같은 숙녀로 변신하기 위해 남자디자이너 ‘지방시’의 도움을 받았다.

사브리나의 영화의상을 제작한 이후 지방시는 패션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했다. 뭇여성들이 선망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게 된다. 지방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A라인’의 코트, 프린트 블라우스 등은 그녀를 통해 전세계 여성들에게 전파됐다. 이후 지방시는 헵번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녀의 옷을 계속 디자인했다. 헵번의 단정한 여성미는 지방시의 디자인을 걸쳐 더욱 눈부시게 빛났고 지방시는 이에 힘입어 프랑스 ‘오트쿠튀르(파리 맞춤복시장)’의 귀족으로 떠올랐던 것.

하지만 ‘위베르 드 지방시’는 언론을 만족시키기 위해 ‘유행만들기’에만 열중했던 디자이너가 아니다. 그는 ‘발렌시아가’ 이후 프랑스 디자인의 자랑인 전통에 대한 존중과 재단의 완벽성을 가장 잘 살린 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복식협회는 같은 이유로 1982년 그의 30년 작품세계를 총정리하는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지방시에 열광하는 여성들은 외출복이나 파티복으로 지방시를 걸쳤을 때 자신이 가장 완벽한 숙녀가 됐음을 느낀다고 한다. 여성 신체의 곡선을 우아하게 살려주는 지방시의 옷은 특히 보석장신구와 가장 완벽히 조화되는 옷으로 꼽힌다.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로 지방시의 이브닝드레스나 화려한 문양의 원피스가 우리나라에서는 자칫 낯선 ‘공주옷’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체격이 작은 프랑스 여성을 기준으로 디자인한 지방시는 ‘신데렐라로 변신해야할 특별한 날’ 한번쯤 시도해볼만한 옷이다.

장 현 숙(보석디자이너)client@jewelbut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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