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이거 우즈 "어이구 속터져"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26분


‘울고 싶어라.’

타이거 우즈(미국)가 잇단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PGA투어 AT&T 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대회(총상금 400만달러)의 연습라운드가 열린 1일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 경기를 마치고 18번홀 그린을 빠져 나오던 우즈는 사인을 요구하며 벌떼같이 몰려든 극성 팬들에게 둘러싸였고 한 남자의 발목을 잘못 밟으며 왼쪽 무릎을 다쳤다. 부상 직후 PGA투어의 물리치료 컨테이너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무릎 인대가 늘어난 것으로 밝혀진 그는 당초 점심 식사 후 훈련이 잡혀 있었으나 스윙할 때마다 통증을 느껴 취소했다.

우즈는 “너무 많은 사람이 내게 공격적으로 몰려든 가운데 중심을 잃으면서 무릎이 심하게 꺾였다”며 “어떤 이는 지나친 경호를 비난하지만 결국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답답해했다.

2일 첫라운드에 들어가는 이번 대회 주최측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우즈가 라운드에 나설 경우 80명의 전담 경호원을 붙여 철통같이 에스코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즈의 스윙코치 부치 하먼은 “돌발 상황이었으며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얼마나 잘 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96년 프로에 뛰어든 우즈가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올시즌 2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은 고사하고 선두권에조차 오르지 못한 우즈는 내심 이번 대회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별렀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페블비치는 어릴 적부터 자주 접해 홈코스나 다름없는 데다 지난해 여기에서 벌어진 이 대회와 US오픈에서 모두 우승했기 때문.

특히 기록제조기로 유명한 그는 잭 니클로스가 72년과 73년에 걸쳐 세운 ‘같은 장소에서 3연속 우승’의 기록과 28년 만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 이번 대회에 상당한 의욕을 보였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