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이재용씨가 삼성전자 주가에 주는 영향은

  • 입력 2001년 1월 30일 11시 21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재용씨의 임원 선임은 삼성전자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재용씨가 2월말 삼성전자 정기주총에서 임원으로 선임될 것이 확실해지면서 향후 주가동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외국계 투자가들이 주가 하락의 원인중 하나로 '기업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을 거론하고 있어 재용씨의 임원선임이 가져올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용씨는 현재 부장신분으로 재직중이다.

현재 여의도에서는 56.49%(29일현재)의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항의의 뜻으로 삼성전자를 매도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이사선임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충분히 의사표현을 했다고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즉 26일과 27일 각각 69만주와 20만주를 매도하면서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본다. 설날연후를 전후로 주총참석 위임장을 통보받으면서 재용씨의 이사선임을 알게된 직후 매도했다는 분석이다.

그런 만큼 향후 외국인들이 재용씨의 선임을 계기로 추가 매도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오히려 이들은 재용씨의 이사선임보다는 하반기 반도체 가격회복여부와 삼성전자의 현대전자 위탁경영 가능성 등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정부가 재용씨의 이사선임을 용인하는 대가로 현대전자의 위탁경영이나 이천공장인수를 요구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증시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이천공장을 인수한후 비메모리공장으로 개조할 경우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모두에 이득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기관투자가들도 재용씨의 이사선임을 '중립적인 재료'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영능력을 검증받지 않은 상태에서 임원으로 선임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주총에서 '표대결'로 선임되는 것에 대해 굳이 반대하고 싶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는 명실공히 한국최고의 기업이고 국민경제에 미칠 여파까지 감안한다면 재용씨가 곧바로 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인정하면서도 "굳이 선임에 대해 찬반투표를 할 경우 반대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어차피 외국인 지분율이 절반을 넘고 국내기관투자가들의 감시기능도 강화되고 있어 '삼성자동차'같은 전횡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