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옥천소방파출소 '에디슨 소방관' 조길현씨

  • 입력 2001년 1월 30일 00시 24분


충북 옥천소방파출소에서 소방장비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조길현(曺吉鉉·33)소방사. 그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화재 진압과 조사 등을 돕는 각종 장비를 개발해 소방서 내에서 ‘에디슨 소방관’으로 불린다.

형광 노트는 그의 개발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물 중 하나. 아크릴판을 재료로 한 이 형광 노트는 A4용지 크기의 도시락 형태로 내부에 전구를 넣어 화재조사 요원들이 어두운 곳에서도 메모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또 한쪽에는 랜턴을 달아 플래시를 겸하도록 했다.

옥천소방파출소와 증평소방서는 지난해 말부터 화재 현장에서 형광 노트를 활용하고 있으며 음성소방서 등 도내 일부 소방서들이 제작방법을 문의해 오고 있다.

소방차에 부착된 수압조절장치를 유선으로 이끌어내 진화 요원이 직접 작동할 수 있도록 한 휴대용 수압조절스위치 역시 그의 개발품. 진화 요원과 차량대기 요원들이 화재현장의 소음 때문에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수압조절이 어려웠던 부작용은 이 장치 개발로 해소됐다.

조씨는 이 밖에도 휴대가 가능한 비상용 밧데리, 롤러가 장착된 보트 트레일러 등 소방관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비 6,7가지를 개발했다.

그가 이같이 소방 장비개발에 나선 것은 소방직에 투신한 95년부터. 처음에는 장비 개선 아이디어를 내라는 상부의 지시에 못이겨 개발을 시작했으나 나중에는 스스로 재미가 붙어 개발에 몰두하게 됐다.

그는 연간 개발비로 50여만원의 사비를 들인다.

그는 “작은 아이디어가 신속한 화재 진압과 소방 요원들이 안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다만 추가로 예산이 든다는 이유로 제대로 실용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옥천〓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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