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여야 분임토의 지도부겨냥 쓴소리 봇물

  • 입력 2001년 1월 29일 18시 44분


▼민주당-"몇 사람이 당 좌우"▼

29일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국회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수모임의 분임 토의에선 당지도부에 대한 건의와 비판이 잇따랐다.

김중권(金重權)대표체제가 출범한 지 한 달을 갓 넘겨서인지 “당분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래도 당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당론 결정이 지도부 몇 사람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며 보다 철저한 민주적 결정을 주문했다.

국가보안법, 부패방지법, 인권법 등 3대 개혁 법안의 처리에 대해서도 “결론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최근 쓰시마(對馬島)섬 연수를 다녀온 ‘바른정치모임’ 소속 정동영(鄭東泳)의원 등은 국가보안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대야 관계에 있어서는 참석자들의 의견이 엇갈렸지만 강경론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 등에 대해서는 “확고하고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병석(朴炳錫)의원은 “지역구에 가보니 ‘이번 사건만큼은 정치적인 타협으로 어물쩍 마무리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여론이 주류를 이뤘다”며 “한 번 정한 원칙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대한 설득과 포용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용인〓윤영찬기자>yyc11@donga.com

▼한나라당-"측근정치 청산을"▼

한나라당에서도 당 지도부의 당 운영 및 정국 대처 방식에 대한 갖가지 고언(苦言)이 쏟아졌다.

당 운영과 관련, 정병국(鄭柄國)의원은 “일부 측근에 의해 당이 왔다갔다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들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사실이라면 차라리 전면에 나서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상수(安商守)의원은 “우리 당도 면모 일신을 위해 새로운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고 말해 당직 개편론을 제기했다.

당 노선에 대한 이의도 잇따랐다. 김영춘(金榮春)의원은 “당이 개혁 법안을 마련하고도 적극적으로 내세우지 않는 등 말로만 정책 정당이라고 떠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원웅(金元雄)의원은 “당이 이념적으로 보수, 지역적으로 영남의 의견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다”며 “개혁적 시각과 수도권 등 비영남 정서 등을 충분히 고려해 전국 정당화를 이루자”고 제안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정국 대응 방식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았다. 안상수의원은 “‘3김’이 명예롭게 역할을 다하고 은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진정한 ‘3김’ 극복”이라고 주장했다. 심규철(沈揆喆)의원은 “자잘한 정쟁에 연연하지 말고 경제 문제에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안〓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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