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월드컵명칭논란 일본조직위

  • 입력 2001년 1월 26일 21시 05분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한때 연고전, 아니 고연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당시 캐스터들은 '고대와 연대, 연대와 고대…' 이런 식으로 멘트를 했었다.

2002월드컵 명칭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 때문인지 당시의 상황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러나 이번의 월드컵명칭 논란은 사정이 180도 다르다.

'연고전 아니 고연전' 하듯이 '한국/일본 월드컵 아니 일본/한국 월드컵'이라고 할수는 없다.

'2002 한국/일본 월드컵'은 96년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이사회에서 합의된 사항이다.

일본은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실리'를 택했고 한국은 '한국/일본 월드컵'이라는 '명분'을 택한 결과다.

그런데 이미 합의된 대회명칭 문제가 일본측의 '교묘한 논리'로 인해 새삼 수면으로 떠오르게 됐다.

일본조직위원회(JAWOC·위원장 나스 쇼)는 국내 표기 문제는 한일 양국이 각자 알아서 하기로 했다는 이유를 들어 입장권, 포스터등에 '일본/한국 월드컵'으로 계속 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조직위는 내달 15일부터 판매할 국내 월드컵 입장권 신청서에 일본/한국 순으로 국가명을 표기했다가 국제축구연맹(FIFA)과 한국조직위원회(KOWOC)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일단 시간이 없는 만큼 입장권 1차 판매분에 한해 국가명 표기를 아예 삭제해 다시 인쇄한다"고 밝힌바 있다.

일단 이 논란을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는 쪽은 FIFA다. 한국조직위원회측도 월드컵 공동개최국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해칠까봐 조심스런 눈치다.

한국과 일본은 1월초 한·일 올스타팀을 구성해 세계 올스타와 대결하는 것으로 21세기를 열었다. 또 최근에는 순수 일본인 J리거 가이모토가 사상 처음 한국무대를 밟게 됐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려는 일본 조직위원회의 행보가 모처럼 형성된 한·일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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