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우울한 설…체불임금 불어만 가고

  • 입력 2001년 1월 18일 01시 26분


호남지역 근로자들이 경기불황으로 어느때보다 우울한 설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위축 여파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설연휴 휴무일을 늘렸으나 체불임금이 크게 늘어난데다 특별 상여금도 대부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7일 광주지방노동청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체불임금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95개 사업장(근로자 1541명)에 58억98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이는 99년 말에 비해 90.3%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중 체불 사업체도 86.2%가 증가했다.

700여개 중소 제조업체가 입주해 있는 광주 광산구 하남산업단지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들이 설 연휴 휴가기간을 4∼6일로 늘려 잡았으나 정기 상여금 외에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는 업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 광주전자는 21일부터 6일간 휴무에 들어가지만 특별 상여금이나 귀향비 선물 등은 주지 않고 정기 상여금만 100% 지급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23일부터 6일간 휴무를 실시하지만 정기 상여금 50%만 지급하고 전남 영암군 삼호중공업도 23일부터 4일간 휴무에 교통비 형식으로 15만원 정도를 줄 방침이다.

전북지역도 근로자의 절반 가량이 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상여금을 주는 업체도 대부분 50% 이하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불금액은 지난해 76억원에서 148억원으로 94.7% 증가했다.

전북도가 최근 종업원 100명 이상인 14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 상여금과 연휴계획을 조사한 결과 64개 업체(45.7%)가 상여금 지급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업체는 지난해보다 12개가 증가했으며 그나마 지급 예정인 76개 업체중 48개는 50%이하의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휴기간은 3일이 61개 업체(43.6%)로 가장 많고 4일이 36개(25.7%), 이틀과 하루가 각각 2개업체 등이었다. 하루도 쉬지 않는 업체는 운수업을 비롯해 39개(27.9%)나 됐다.

<광주〓정승호·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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