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총재도 해결 못하는 여자프로농구, 갈길은 먼데..."

  • 입력 2001년 1월 9일 14시 03분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가 시작부터 예상치 않은 암초를 만나 삐걱거리고 있다.

8일 시작된 겨울리그를 앞두고 현대건설의 자금난 악화로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다가 KCC(금강고려화학)의 극적인 도움으로 참가는 하긴 했지만 선수들의 연봉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등 여러모로 불안감을 조성했었다.

후담이지만 현대건설이 리그 불참을 선언한 배경이 올시즌부터 바뀐 유니폼을 마출 비용이 없었기 때문이라니 한국여자프로농구의 심각한 재정난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목이었다.

아마추어도 아닌 프로스포츠계에서 유니폼 비용이 없어서 대회 불참을 고려했다니, 누가 알까 창피한 모습이다.

어찌어찌해서 극적으로 대회를 참가하게 되 정상으로 향할 것 같던 여자프로농구가 이번에는 금호생명의 불참으로 또 한번 어수선하다.

금호생명의 불참 배경은 선수 구성이 힘들다는 것.

이또한 만만치 않게 ?팔린 얘기다.

명색이 프로팀인데 2군까지는 기대하지 않아도 팀 하나를 운영할 선수가 부족해 리그를 불참하다니...

속사정은 이렇다.

전 삼성생명의 가드인 정서영이 개인사정으로 팀에서 이탈한 후 김원길 여자농구연맹의 총재와 배정충 삼성생명 구단주의 합의로 지난 12월부터 금호생명의 훈련에 참가해왔다.

금호생명은 정서영의 합류가 확실해지자 임순정, 이은아를 국민은행의 이선형과 2대1로 맞트레이드해버렸다.

그런데 겨울리그를 앞두고 삼성생명쪽에서 정서영의 이적동의서 발급을 외면하고 나섰다.

은퇴선수가 아니라 임의탈퇴선수라나, 뭐래나!

급기야 사건의 당사자인 김원길 총재가 중재에 나섰지만 총재정도의 빽으로도 삼성의 주장을 꺾기는 쉽지 않았다.

아예 대놓고 배정충 구단장이 정서영 선수에 대한 구두합의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왕 오리발을 내놓고 있는 실정.

여자프로농구연맹의 총재와 한 구단의 구단주끼리 한 합의가 애들 장난처럼 깨지는 상황도 그렇고 명색이 프로팀이 선수구성조차 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이 우습다.

우여곡절 끝에 겨울리그가 시작은 됐지만 불안한 경제상황과 맞물려 이러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성황리에 리그를 끝낼지가 사뭇 궁금해진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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