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장대' 빠진 기아 "어찌할꼬"

  • 입력 2001년 1월 6일 18시 54분


SK 존스의 블록슛
SK 존스의 블록슛
골밑이 허전해진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SK 나이츠에 승리를 헌납했다.

기아는 올시즌 국내 코트의 최장신인 ‘인간장대’ 듀안 스펜서(2m8)를 영입한 뒤 골밑을 보강하며 원년 우승 영화의 재현을 자신했다. 스펜서도 이날 경기직전까지 수비리바운드 3위, 공격리바운드 5위로 전체 리바운드 순위 2위를 기록하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3위 그룹과 1경기 차로 뒤진 채 5위에 머물던 기아가 6일 SK 나이츠전 승리를 발판삼아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는 결정적인 순간 정작 스펜서는 팀에 없었다.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주 하비에 있는 자신의 집에 강도가 들면서 부인과 두 아들 등 가족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스펜서는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야 한다”며 귀국을 요청, 결국 5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기 때문.

이날 잠실경기에서 기아는 1쿼터까지 31―27로 앞서며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지난 시즌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는 SK의 벽을 넘어서기는 애초부터 무리였다. 기아는 스펜서 대신 조동기를 골밑에 투입했지만 현재 리바운드 랭킹 1위를 달리는 SK의 ‘거미손’ 재키 존스를 상대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강동희로부터 이어지는 패스도 번번이 SK 선수들의 손으로 넘어가며 흐름이 끊겼다.

결국 기아는 리바운드수에서 8개차(32―40) 어시스트수에서 6개차(25―31)로 한계를 절감하며 122―94로 허무하게 패배, 7위로 내려앉았다. 기아는 10일 귀국 예정인 스펜서 없이 앞으로 2경기를 더 치러야 돼 험난한 길을 걸을 수밖에 없게 됐다.

한편 기아 김영만은 이날 20점을 거두며 통산 3002점으로 조니 맥도웰(현대 걸리버스)에 이어 두 번째로 3000점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고 SK 조상현은 3쿼터 시작 직후 연속 3개의 3점포를 터뜨리는 등 이날 모두 1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올시즌 한 경기 3점슛 최다 성공 기록(종전 이정래·8개·LG 세이커스)을 경신했다.

또 SBS는 삼보를 8연패에 빠뜨리며 97―94로 이겨 창단이후 최다인 7연승을 달렸다.

4쿼터 초반 11점차로 앞선 SBS는 삼보 김승기의 잇단 3점슛으로 3점차까지 쫓겼으나 종료 31.6초 전 삼보 양경민의 어이없는 트래블링 파울로 공격권을 빼앗아 한숨 돌렸다.

신세기도 우지원이 4쿼터 후반 3점슛 2개를 터뜨린 데 이어 캔드릭 브룩스의 레이업을 묶어 종료 1분40초 전 82―74까지 달아나86―78로 현대를 꺾었다.

최근 감독이 자진사퇴한 삼보와 동양은 나란히 연패의 사슬을 끊는 데 실패, 여전히 슬럼프에서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김상호·김종석기자>hyangsan@donga.com

△잠실(SK 3승)

1Q

2Q

3Q

4Q

합계

SK

27

36

27

32

122

기아

31

13

20

30

94


△안양(SBS 3승)

1Q

2Q

3Q

4Q

합계

SBS

20

22

32

23

97

삼보

33

16

22

23

94


△부천(신세기 2승1패)

1Q

2Q

3Q

4Q

합계

신세기

27

20

20

19

86

현대

20

21

20

17

78


△창원(LG 3승)

1Q

2Q

3Q

4Q

합계

LG

21

39

30

22

112

동양

33

28

23

22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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