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클린턴 힐러리의원 만들기꼼수

  • 입력 2001년 1월 5일 18시 37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부인 힐러리 여사를 연방 상원의원으로 만들기 위해 구사한 ‘꼼수’가 구설수에 올랐다.

클린턴 대통령은 상원의원 선거를 앞둔 지난해 11월 ‘유방암 자궁암 치료 지원법’에 대한 서명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렀다. 이 법은 민주당 소속 힐러리여사와 뉴욕주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당시 접전을 벌이던 공화당의 릭 라지오 후보가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발의해 만들어지게 된 것이었다. 주요 법안을 대통령이 서명해온 관례에 따르면 ‘입법 1등 공신’인 라지오 의원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대대적인 서명 홍보행사를 가져야 했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이런 절차를 모두 생략한 채 간단히 서명만 했던 것이다.

선거를 보름 앞두고 아내의 정적인 라지오 후보에게 득을 안겨 행여 아내가 낙선할 것을 염려한 ‘꼼수’라는 비판이 일었다. 당시 라지오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단체들은 이 법안 홍보를 위해 공개 서명 행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백악관측은 “서명식 개최 여부 결정은 백악관의 고유 권한”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백악관은 힐러리 여사가 상원의원에 취임한 4일 이 같은 태도를 철회하고 발효중인 법에 대한 서명식 행사를 갖겠다고 발표했다. 또 라지오 의원에게 뒤늦게 초청장을 발송했다.

<이종훈기자>taylo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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