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상 새지평 연 '할리우드 마법사'

입력 2001-01-02 19:07수정 2009-09-2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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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점령한 ‘꿈의 공장’ 할리우드에서 스티븐 스필버그(55)만큼 자신의 꿈을 완벽하게 이룬 감독 겸 제작자가 또 있을까. 이름 자체가 영화에 대한 보증수표가 되다시피 한 그는 ‘블록버스터’라는 유행어를 퍼뜨린 ‘조스’(75년) 이후 25년 간 창조적인 면에서나 사업적인 면에서 영화의 지배자로 군림해왔다.

지난해말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지가 영화 투자 제작 배급 관계자들을 상대로 감독 800명의 흥행성을 조사한 결과 스티븐 스필버그만 유일하게 100점 만점을 받았다. 역대 세계 영화 흥행랭킹 상위 25위 안에는 ‘E.T.’(82년) ‘쥐라기 공원’(93년) 등

그가 감독한 영화 6편이 포함된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80년대 발군의 흥행사였으면서도 작품성은 인정받지 못했으나 90년대 들어 ‘쉰들러 리스트’(93년) ‘라이언 일병 구하기’(98년)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연거푸 수상하며 거장의 반열에도 올랐다.

1994년 전 디즈니 사장 제프리 카젠버그 등과 함께 영화사 ‘드림웍스’를 설립할 때 그는 “메이저와 경쟁하지 않는 조그만 스포츠카”라고 말했다. 하지만 ‘드림웍스’는 불과 6년 사이 메이저로 급성장해 올해 ‘글래디에이터’ ‘캐스트 어웨이’ ‘올모스트 페이머스’ 등 쟁쟁한 영화로 아카데미 경쟁 시즌을 가장 느긋하게 맞이하는 영화사가 되었다.

스필버그는 영화이론 수업을 받기보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갖고 놀며’ 카메라의 눈으로 세상 보는 법을 터득한 영상세대가 영화의 새로운 주역이 되었음을 알린 선두주자다.

◇아카데미감독상 수상◇

오하이오주 출신인 그는 11세 때 8㎜ 단편영화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55달러를 벌었고 16세 때는 140분짜리 SF영화 ‘불빛’을 만들어 ‘세계 최초상영’이라는 타이틀을 달아 애리조나주 피닉스 극장에 걸기도 했다.

독서를 싫어하는 대학 중퇴생이었지만 ‘슈거랜드 특급’(73년)으로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탄 뒤 영화 사상 최초로 1억달러 이상을 번 ‘조스’를 비롯해 ‘E.T.’ ‘레이더스’ ‘인디애나 존스’ 등으로 역대 흥행기록을 차례로 깨뜨렸다.

유대인이며 어렸을 때 부모의 이혼으로 잦은 공포감에 시달렸던 그의 ‘콤플렉스’는 창조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공포의 경험은 ‘조스’로, 가족에서의 소외감은 ‘E.T.’로 승화됐으며 유대인이라는 자각은 ‘쉰들러 리스트’를 낳았다.

◇과감한 창의력 성공비결◇

배짱과 냉철한 비용 수익 분석력, 신중한 자산관리 등이 스필버그의 특징으로 꼽히지만 무엇보다 맨 윗자리에 놓일 그의 성공비결은 아무도 해본 적 없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창의성이다. 지난해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험 없는 연극연출가 샘 멘디스에게 ‘아메리칸 뷰티’ 연출을 맡겨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안겨준 것도 그였다.

요즘 그가 새로 진출한 영역은 DVD. 지난해 ‘조스’와 ‘쥐라기 공원’ DVD의 성공적 출시는 이 영화들이 개봉됐을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새로운 세대들에게까지 스필버그의 팬이 확장되는 효과를 낳았으며 세기가 바뀌어도 스필버그가 여전히 할리우드의 아이콘임을 보여주고 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쉰들러리스트등 5편 '흥행 대박'◇

■국내에서는 어떤가

스티븐 스필버그는 국내에서도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이다.

전 세계에서 8억5000만달러(약 1조625억원)를 벌어들인 그의 영화 ‘쥐라기 공원’(93년)이 국내 개봉된 뒤 한동안 “자동차 150만대를 수출하는 것보다 ‘쥐라기 공원’같은 영화 한 편 만드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 문화산업 분야 연설에서, 또 각종 팜플렛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될 정도였다.

국내에서 상영된 역대 외국영화 흥행 50위 가운데 스필버그가 감독한 영화는 ‘쥐라기 공원’ ‘잃어버린 세계’ ‘쉰들러 리스트’등 모두 5편. 특히 94년 국내 개봉된 ‘쉰들러 리스트’는 진지한 주제, 긴 상영시간 때문에 흥행이 부진할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서울에서만 84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세계 어느 곳에도 전례 없는 ‘한국형 흥행작’이 되었다.

또 지난해에는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은 영화 ‘글래디에이터’(감독 리들리 스콧)가 서울에서 124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지난해 국내 개봉된 외국영화 가운데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스필버그가 이끄는 ‘드림웍스’의 영화는 13%의 지분을 출자한 국내 업체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국내에 배급되고 있다.

스필버그는 올해 스탠리 큐브릭 감독으로부터 물려받은 SF영화 ‘A.I’와 톰 크루즈가 주연하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게이샤의 추억’등 3편을 직접 연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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