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올 증시 첫날 "예감이 좋다"…2001증시 어떻게 될까

  • 입력 2001년 1월 2일 18시 24분


새천년 첫 증시가 힘차게 출발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강하게 반등하며 올 한해 증시전망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신호를 보냈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도 2일 기자들과 만나 “하반기 경기회복이 예상되는데 주가가 보통 3∼6개월 경기를 선행한다고 볼 때 아무리 늦어도 1·4분기가 지나면 주가가 상승곡선으로 갈 것”이라며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 지수관련주와 코스닥의 인터넷 정보통신 기업들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상쾌한 출발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지만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만큼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정부, 지수 500선은 지킨다〓2일 시장에서 주목할 대목은 정보통신부의 추가 주식매입설. 정보통신부가 2차 채권형펀드 출자액을 3조원에서 2조원으로 줄이고 나머지 1조원은 주식을 사기로 했으며 작년에 이미 3000억원어치를 매입했기 때문에 올해 7000억원의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 동원경제연구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은 “정통부는 98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해 대우사태 이후 빠져나갔는데 이 돈이 다시 들어오는 것 같다”며 “정통부의 움직임이 지수흐름과 궤를 같이해 오를 때 들어오고 빠질 때 나간다”고 말했다.

즉 정부가 연기금 동원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 종합지수 500선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수 500선이 깨지는 불상사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투신사와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프리코스닥 투자와 공모 등을 통해 받은 주식마저 팔기에 바쁜 상황이어서 주식매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시장반등, 금융주가 주도〓작년 말 증시하락을 부채질한 요인은 은행권의 파업. 한국경제의 성패가 달려있는 금융 기업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민 주택은행의 파업에서 노조가 사실상 백기를 들면서 향후 구조조정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작용해 조흥은행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은행주가 급등했다. 증권 보험주 등도 금융주로 묶여 대거 상한가 대열에 합류해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특히 증권주는 올해 증시상승으로 주식거래가 늘어나 수익성이 대폭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가미돼 은행주보다 더 많이 올랐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는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로커스 등 기존 정보기술(IT)관련주가 일제히 상한가로 올라섰다.

마이다스에셋 박광수 이사는 “코스닥50 선물지수가 이달 말 상장되는 데 따른 효과와 그동안 주가가 90% 이상 하락한 것의 반등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본격상승은 좀더 두고봐야〓증권전문가들은 일단 지난해 말 낙폭과대에 따른 일시적 반등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주가가 바닥권을 탈피해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강성모 팀장은 “개별기업의 수익 재무구조가 확실히 개선된 것은 아니고 단지 정부의 부양의지를 믿고 투자에 나서는 경향이 강하다”며 지수 500∼560선을 오르내리는 박스권 장세를 전망했다.

반면 대우증권 신성호 투자전략부장은 “1∼2월이 종합지수 500선의 바닥을 다지고 침체기를 벗어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31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하면 한국정부도 적극적인 경기부양 차원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갈 곳없는 시중자금이 유입되는 유동성 장세를 기대해 볼 만하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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