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관재/분실지갑 돌려준 훈훈한 인정

  • 입력 2000년 12월 31일 18시 04분


고향에 가기 위해 전주 시외버스터미널에 갔다. 표를 사려고 보니 지갑이 없었다. 눈앞이 캄캄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며 살펴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지갑에는 현금 몇만원과 신분증 그리고 신용카드가 들어 있었다. 신분증과 신용카드는 꼭 찾고 싶었다. 고향에 가지도 못하고 자취방으로 돌아왔지만 잠도 못 이루었다. 그런데 다음날 경찰서에서 지갑을 찾아가라는 전화가 왔다. 어떤 분이 지갑을 주워서 맡겼다는 것이다. 지갑을 맡긴 사람을 찾아보니 자신의 초등학생 아들이 학교에 다녀오는 길에 주웠다고 했다. 사례를 하려 했으나 극구 사양해 학용품을 조금 사드렸다. 사람 사이의 정이 느껴져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 관 재(대학생·전북 전주시 덕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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