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인물]대표팀 복귀 고종수 “아픔만큼 성숙”

  • 입력 2000년 12월 29일 18시 43분


끊임없는 부상, 올림픽에서의 부진, 잇딴 국가대표팀 탈락….

그라운드의 악동 고종수(23·수원 삼성)에게 올해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해일지도 모른다. 올 초 들뜬 어조로 야무진 한 해 설계를 밝히던 때와 달리 최근 그의 목소리는 유난히 차분해지고 신중해졌다.

그 때문일까. 새해를 맞는 그의 각오는 진지하다.

“사실 올 한해는 너무 힘들었어요. 깨달은 점도 많았고요. 내년엔 새로운 마음으로 잘 해야죠.”

고종수는 최근 한일올스타 대 세계올스타전 멤버에 뽑힌데 이어 내달 24일부터 열리는 홍콩 칼스버그컵 국제대회와 2월 두바이 4개국 친선대회 대표팀에 선발됐다.유고 초청경기 이후 근 7개월만의 대표팀 복귀다.

지금까지의 명성과 상관없이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량을 거스 히딩크 신임 감독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이천수 윤정환 안정환 등 그와 경합하는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만큼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원래 천성이 그래서 그런지 경쟁은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오로지 열심히 할 뿐입니다. 요즘 휴가지만 놀지 않고 매일 산에 오르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등 개인훈련에 열중하고 있어요. 새로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려고 합니다. 특히 그간 취약했던 수비력을 보강하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고종수는 덧붙여 처음부터 재출발한다는 자세로 매사에 임한다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

사실 그에 대한 평가는 크게 바뀌어 왔다. 98년 프랑스월드컵을 거쳐 그 해 정규리그 MVP에까지 뽑히면서 축구 천재 로 찬사를 받았으나 이후 잇단 장외 활동으로 선수로서의 기본이 안됐다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이달초 한일전 엔트리에서 탈락했을때도 더 이상 그를 애타게 찾는 팬이 드물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외도’에 관한한 언제나 “주변의 오해에도 불구하고 떳떳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내년이면 나도 프로 6년차로서 좀 더 성숙되고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거듭나고 싶다”는게 그의 포부. 모처럼 국가대표팀에 복귀한 그가 새 바람을 일으킬지 팬들은 주목하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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