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광주은행 감자 부산시민 불똥

  • 입력 2000년 12월 23일 00시 06분


최근 정부가 6개 은행에 대해 감자(減資)조치를 취함에 따라 지난해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광주은행 주식을 매입했던 부산시민들이 애꿎은 피해를 입게 됐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부산은행과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일제히 증자에 나서자 지역화합을 위한 물적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부산과 광주지역에서 ‘주식교차청약’이 이뤄졌다.

당시 상대지역 은행의 주식사주기운동은 시장을 중심으로 지역 상공인단체 등이 나서 유상증자물량 가운데 실권주를 청약토록 권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안상영(安相英)부산시장이 50만원을 청약한 것을 비롯해 부산시민들은 당시 시가 4300원으로 액면가(5000원)에 못미치는 광주은행 주식 297만여주(148억여원)를 청약해 63만3000주(34억원어치)를 배당받았다.

그러나 광주은행 주식가격은 이후 금융권 구조조정의 급류 속에서 계속 하락해 감자조치 직전에는 주당 500원선까지 추락했고 이제는 잘해야 주당 200원 정도의 매수청구권 행사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한편 광주에서도 고재유(高在維)시장이 10만원 가량의 실권주를 배당받은 것을 비롯해 당시 4100원짜리(액면가 5000원) 부산은행 주식 550만주(275억여원)를 청약해 약 50억여원어치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 주식은 현재 주당 1450원선.

광주시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인데 금융권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뜻밖에 부산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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