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프로축구팀 창단 힘들다

  • 입력 2000년 12월 20일 22시 25분


“프로축구단을 유치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

대구 프로축구팀 창단을 추진중인 대구시 관계자의 한숨 섞인 푸념이다.

대구시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의 대구경기를 앞두고, 축구붐을 조성하고 대구월드컵 종합경기장의 대회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지역 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문희갑(文熹甲)대구시장은 물론 시 문화체육국장 등 실무자들이 지역에 연고를 둔 대기업과 접촉, 축구팀 창단 의사를 타진했으나 이들의 반응이 한결같이 부정적이어서 팀창단은 해를 넘길 전망이다.

기업들은 경영난을 이유로 프로축구팀 창단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으나 대구지역이 유난히 프로야구 열기가 높아 프로축구팀이 별 호응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는 프로축구팀 창단에는 초기 선수스카웃비용 등을 포함한 110억원과 연간 운영적자 40억원 등을 합쳐 150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시는 올초 지역 연고기업인 코오롱과 쌍용측에 프로축구팀 창단의사를 타진했으나 두 기업 모두 경영악화로 여력이 없다고 알려와 시는 몇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창단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부도를 내는 바람에 이마저 여의치 않다는 것.

또 궁여지책으로 문화관광부에 협조를 요청, 한국통신과 협의했으나 한국통신도 구조조정 등으로 창단의사가 없음을 공식 통보해 왔고 세계적인 스포츠마케팅 회사인 옥타곤은 물론 대구출신 재일동포 기업가를 상대로 추진해온 창단작업도 우여곡절 끝에 무산됐다.

이에 따라 최근 포항제철이 대구시의 금호강물을 공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포철측에 대구를 연고로 하는 새프로축구팀을 창단해줄 것을 요청키로 하고 관계자들을 접촉중이다.

시 관계자는 “월드컵 개최 도시 가운데 프로축구팀이 없는 도시는 대구와 광주뿐”이라며“대구시민들은 프로야구에 못지 않게 프로축구에도 관심과 열기를 갖고 있다”면서 “포철측의 결단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문희갑시장도 “그동안 프로축구팀 창단을 위해 몇몇 기업과 협의를 했지만 창단에 적극성을 보이는 기업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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