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포켓몬스터><102달마시안>23일 동시개봉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9시 15분


피카츄랑 놀까, 아니면 달마시안과 놀까. 어린이들을 위한 일본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뮤츠의 역습(Mewtwo Strikes Back)’과 월트 디즈니사의 극영화 ‘102 달마시안(102 Dalmatians)’이 23일 동시에 개봉된다. 둘 다 초등학생들이 보기에 무리가 없지만 ‘포켓몬스터’는 저학년, ‘102 달마시안’은 고학년이 보기에 더 알맞다.

포켓몬의 첫번째 극장용 영화 ‘포켓몬스터―뮤츠의 역습’은 두편으로 구성됐다. 맛배기인 전편은 ‘피카츄의 여름방학’. ‘포켓몬 광장’에 놀러온 피카츄 일행이 다른 포켓몬들과 싸움에 휩싸이면서 벌어진 소동을 그렸다.

포켓몬 종합선물세트라 할만큼 TV시리즈 속 포켓몬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다. 어린이들은 이 부분에서 자신의 포켓몬 지식을 자랑하듯 새로 등장하는 포켓몬을 볼 때마다 연신 이름을 대느라 발을 동동 구른다.

본편은 ‘뮤츠의 역습’. 세계 최강의 포켓몬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운 비밀연구소는 천하무적이라고 알려진 전설의 포켓몬 뮤의 머리카락 화석에서 DNA를 채취, 복제 포켓몬 뮤츠(엄밀한 뜻은 뮤2)를 완성한다. 하지만 뮤츠는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하는 정체성의 고민에 빠져들고 자신을 창조한 인간에 대한 증오심에 불탄다. 스스로 자신의 트레이너가 된 뮤츠는 전세계 최강의 포켓몬 트레이너를 초청해 그들의 포켓몬을 복제한 뒤 이들을 이용해 세계를 파괴하려 한다.

복제생명도 똑같은 생명이라는 주제가 포켓몬판 ‘프랑켄슈타인’ 또는 ‘블레이드 러너’쯤이라고 할만하다. 전편과 본편을 모두 합쳐 150여종의 포켓몬이 총출동, 미국에서 85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1편인 ‘101 달마시안’(96년)에서 달마시안 모피코트를 만들기 위해 101마리의 개를 훔치다 잡힌 악녀 크루엘라 드빌(글렌 클로스)이 출옥한다. 개과천선한 그는 동물보호운동을 펼치지만, 억눌려 있던 악한 본성이 런던 빅벤의 종소리를 듣고 다시 고개를 든다.

필생의 소원인 달마시안 모피코트를 갖기 위해 그는 프랑스 디자이너 르펠(제라르 드파르디유)과 함께 개잡이에 나선다. ‘101 달마시안 2’가 아니라 ‘102 달마시안’이 된 이유는 크루엘라가 이번엔 모자가 달린 모피 코트를 구상했기 때문.

1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 영화는 평소 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좋고 싫고가 확연히 나뉠 영화다. 크루엘라와 영리한 달마시안 개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 장면은 재미있지만, 너무 잘 조련된 동물들을 출연시킨 인위적 쇼 같은 느낌도 준다.

글렌 클로스는 악녀에 적역이나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유는 할리우드에 와서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이 영화에서 볼만한 것은 오히려 앵무새가 강아지를 철로에서 구하는 장면 등에서 두드러지는 정교한 특수효과다. 애니메이션 ‘타잔’을 만들었던 케빈 리마 감독의 극영화 데뷔작.

<김희경·권재현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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