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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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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8개구단 ‘사장님’들은 정작 ‘떡보다는 고물’에 더 관심이 많았다.
“선위원을 어느 특정 팀에서 초빙한다는 것은 말이 안돼요.”
“그래요. 차라리 우리가 합동으로 모십시다.”
선위원이란 바로 선동렬 KBO홍보위원(37). 그는 올초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은퇴한 뒤 지도자의 길로 가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야구 행정을 맡고 있는 KBO로 발길을 돌려 눈길을 끌었다. 당시 그는 “경험도 좀 쌓고 한 1년 푹 쉬고 싶다”는 말로 KBO행에 고개를 내젓는 주위의 걱정을 잠재웠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땠을까. 한마디로 요즘 선위원의 하루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
각 구단의 ‘모시기’ 쟁탈전 결과 옛 사부 김응룡감독이 이끄는 삼성의 플로리다 전훈 캠프에 인스트럭터로 참가하기 위해 11일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던 그는 마침 이날이 골든글러브 시상식 날이어서 출국을 하루 연기해야 했다. 이 뿐만 아니다. ‘선동렬 어린이캠프’가 연중무휴로 돌아가고 있고 삼성에 이어 한화 해태 SK가 그의 ‘왕림’을 기다리고 있다. 자칫 올 겨울 한달 이상 해외에서 보내야 할 형편이다.
코치 경험이 전혀 없는 그가 이처럼 ‘귀하신 몸’이 된 것은 시드니올림픽에서 드림팀 인스트럭터로 성가를 높였기 때문.
정민태 구대성 등 일본 무대에 진출하는 후배 투수들에게 선배의 ‘일본 생존법’을 들려줘야 하는 것도 그가 해야 할 일이다.
그는 11월초 ‘문화 친선대사’로 일본 오사카에 가 한국 문화를 알렸고 한국시리즈 7차전 시구와 프로암골프 참가 등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