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5공 광주청와대' 팔린다

  • 입력 2000년 12월 9일 01시 44분


‘5공 군사정권의 잔재’ ‘초호화판 지방청와대’ 등으로 불리며 영욕의 역사를 간직한 광주 서구 농성동 옛 전남도지사 공관이 팔린다.

전남도는 전남 무안군 삼향면 일대로 옮겨갈 신도청 재원마련을 위해 옛 도지사 공관을 내년에 공개입찰을 통해 일반인에게 매각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도는 이 공관의 현재 공시지가는 토지분 135억원과 건물분 2억9000여만원 등 모두 138억원이지만 부동산 감정을 통한 현 시가는 34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부동산 경기가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공정권 출범 이듬해인 81년 6월 착공돼 82년 3월 준공된 이 공관은 부지 5484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건물 4개동이 들어서 있는데 93년까지 도지사 공관으로 사용돼왔다.

넓은 정원에 잘 관리된 수목, 호화스런 영빈관과 침실 등을 갖추고 있는 이 공관은 대통령 지방 나들이에 대비한 전용시설로 지어져 논란이 돼왔다. 88년 8월에는 국회 5공비리특위 위원들의 광주방문을 앞두고 호화판 집기를 옮기는 ‘사건’이 발생, 당시 도지사인 문창수씨가 옷을 벗었고 80년대 말 대학생들의 주요 화염병 투척 대상이 돼 공관 1층이 불에 타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이후 93년부터 부임하는 도지사가 일반 아파트 거주를 고집해 현재는 도립남도국악단과 정책보좌관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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