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핸드볼 살릴 수만 있다면"

  • 입력 2000년 12월 8일 18시 31분


‘실업이 살아야 우리도 사는 것 아닙니까.’

2000핸드볼큰잔치에서 나타나고 있는 ‘한국 핸드볼의 현주소’는 눈물겹다. 국내 남자 실업팀이라고 해봐야 충청하나은행과 두산그린 2개뿐. 졸업을 앞둔 대학선수들의 ‘실업진출’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대학들도 선수들 취업에 관계되는 일이라면 발벗고 나선다.

이번 대회에서는 성균관대와 원광대가 내년 졸업예정인 선수 2명씩을 두산그린에 미리 보냈다. 팀으로서는 주축 선수가 빠져 성적을 못내 문책을 당할 수도 있지만 실업이 죽으면 대학도 죽기 때문에 우선 실업을 살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 두산그린은 선수가 7명밖에 없어 자칫 대회출전조차 어려울 지경이었다.

지승현 김대연(이상 성균관대) 정세윤 김지훈(이상 원광대)을 받은 두산그린은 3승1패로 4강에 올랐다. 반면 선수를 내준 성균관대와 원광대는 각각 3패와 1무4패로 바닥을 기었다.

하지만 김성헌 성균관대 감독과 김종순 원광대 감독은 “학교에서 질책을 받아도 좋다. 실업도 살리고 선수들 취업도 시키고 일석이조 아니냐”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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