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주 남산은 휘귀식물 보고(寶庫)

  • 입력 2000년 12월 5일 21시 54분


경북 경주 남산에 ‘나도밤나무’ 등 난대성 특이 수종과 ‘낙지다리’ ‘꽃 창포’ 등 멸종위기에 놓인 식물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항 기청산식물원 강기호 연구실장은 올 4월부터 6개월 동안 남산의 능선과 계곡에 분포된 식물을 조사한 결과 내륙에서는 거의 확인되지 않은 난대성 수종인‘나도밤나무’ ‘합다리나무’, 상록관목인 ‘차나무’ 등이 발견돼 남산이 이들 식물의 동해안 북방한계선으로 판단된다고 5일 밝혔다.

강 실장은 “이번 조사결과 남산에 자라는 식물은 98과 269속 총 455종류로 확인돼 89년 학계에 보고된 74과 182속 총 281종류에 비해 174종류나 늘어났다”며 “이는 종래의 조사가 식생조사 위주였고 식물상 조사는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또 “특히 남산의 습지 등에는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인 ‘낙지다리’와 ‘꽃창포’ ‘시호’ ‘회양목’ ‘청고불나무’ ‘흰진달래’ 등 6종류가 자생하고 있으나 대부분 등산로나 4000여기에 이르는 묘지 주변에 있어 훼손이 우려되고 어린 소나무들이 많아 산불의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강 실장은 “‘노천박물관’이라고 불리는 남산은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민족의 영산(靈山)인 만큼 식물자원도 같은 측면에서 다뤄야 한다”며 “아카시아와 리기다소나무 같은 외래식물을 도태시키고 소나무 일변도의 단순림에서 다양한 활엽수림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주〓이혜만기자>ha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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