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 유행독감 제대로 알기

  • 입력 2000년 12월 2일 23시 38분


독감은 독한 감기? 절대 아니다 ‘콜록콜록’ 또다시 독감의 계절이 왔다. 요 근래 온 국민이 독감 예방접종으로 북새통을 이룬 것도 맹위를 떨친 시드니독감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혼난 탓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독감을 ‘독한 감기’를 통칭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독감은 감기와 전혀 다른 것이다. 감기는 수십여 종의 바이러스가 관여하는 데 비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그 원인. 따라서 감기 증세가 오래 지속되면 독감으로 발전한다든지, 감기 중에 지독한 감기가 독감이라고 아는 것은 모두 잘못된 상식이다. ‘인플루엔자’는 ‘천체의 영향’이란 뜻을 지닌 이탈리아 말로,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A·B·C형이 있다. A형은 1933년에, B형은 1940년, C형은 1949년에 발견됐다. 이중 문제가 되는 것은 A형과 B형. 증상이 심한데다 항원이 가만이 있지 않고 계속 변신해 예방접종을 해도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것.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해마다 약간씩 변하는 형태를 소유행, 몇 년 또는 수십 년마다 바뀌는 형태를 대유행이라고 한다. 소유행은 A·B형에서 생기지만, 대유행은 A형에서만 생긴다. 독감 바이러스는 첫 발생 지역의 이름을 따 ‘홍콩형’ ‘대만형’ ‘파나마형’ ‘스페인형’ 등으로 불린다. 지난해 유행한 ‘시드니 A형’은 시드니에서 97년 발견된 독감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행할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망하고 있다. 보통 감기는 이틀 후부터 증상을 보이는 반면 독감은 1~3일의 잠복기를 거치는 등 감기와 독감은 나타나는 시기 및 증상도 다르다. 증상을 보면 감기의 경우엔 코가 막히거나 목이 아픈 정도가 대부분. 하지만 독감은 C형의 경우엔 다소 증상이 가볍지만 A·B형은 근육통, 오한, 심한 기침 등을 동반하는 게 특징이다. 이중 특히 A형의 경우엔 급작스럽게 발병하며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이 심하고, 코막힘, 후두건조증, 목소리 변화, 마른기침, 식욕감퇴, 구토증,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 풍부한 영양섭취와 휴식이 치료 모범답안 지금까지의 치료법은 증상에 대한 치료가 일반적. 두통이 심하거나 고열, 근육통이 있는 경우 아스피린 등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고열이 3∼4일 이상 계속되고 숨이 차거나 가슴 등이 아픈 경우, 유·소아, 노인, 각종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엔 반드시 전문의에게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게 좋다. 특히 독감에 걸렸을 때는 기관지염, 축농증,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이행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현재까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죽이는 특효약은 없다. 흔히 ‘아만타딘’이란 항바이러스제가 쓰이고 있지만 불면증, 신경과민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해 제한된 범위에서만 사용된다. 이런 상황에서 희소식으로 등장한 것이 아만타딘보다 강력한 독감치료제로 알려진 ‘리렌자’의 개발. 지난 11월 초부터 시판에 들어간 이 약은 아침, 저녁 입으로 마시는 치료제로 바이러스가 호흡기 내의 다른 세포로 확산되도록 작용하는 ‘뉴라미다제’ 효소를 억제해 증상을 약화시킨다. 미국과 유럽의 임상실험 결과 독감 기간을 사나흘 단축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아만타딘이나 리렌자 모두 독감에 걸린 뒤 이틀 안에 써야 효과적. ◆ 백신 접종으로 70~90% 예방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시중에 나와 있는 독감 치료제들은 증세를 완화해주고 기간을 단축하거나 2차 감염을 예방할 뿐”이라며 “독감에 걸렸을 때는 휴식은 물론 신선한 채소, 과일 등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어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모범답안”이라고 조언했다. 감기는 바이러스 종류가 많다 보니 예방백신이 없다. 반면 독감은 예방주사로 70∼90% 예방이 가능하다. 그런데 독감 백신은 효과가 1년밖에 가지 않는다. 따라서 올해 유행할 독감이 지난해 것과 똑같아도 해마다 백신을 맞아야 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굳이 예방접종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 △심장병 환자나 호흡기질환 환자 △항암치료를 받는 등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반드시 맞아야 한다. 또한 사람이 북적이는 데서 일하는 사람과 수험생도 맞는 것이 좋다. 12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는 안 맞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이가 독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처음 맞는 경우엔 한 달 간격으로 두 번 맞히고, 다음해부터는 1년에 한 차례씩 맞히면 된다. 6개월 이하의 영아의 경우엔 백신을 접종해도 효과가 없으므로 맞히지 않는다. 임신부는 임신 28주부터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한편 독감 백신 접종시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의사와 상의한 뒤 접종을 결정한다. 백신을 계란 노른자에 배양하다 보니 계란성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송재훈 교수는 “독감은 보통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유행하므로 현재 위험 대상자중 독감 백신을 안 맞은 경우 지금이라도 맞는 게 좋다”며 “많은 사람들이 예방접종 후 방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백신은 최고 80% 이상의 예방효과를 보이고 있으나 매년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므로 백신을 맹신하기보다는 평소 개인위생에 힘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독감은 예방이 중요하다. 따라서 독감이 유행할 때는 우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고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또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가급적 피하고, 외출 후 돌아와서는 반드시 양치질과 손발을 씻는 등 개인 위생에 철저히 신경써야 한다. 특히 손은 자주 씻어야 한다. 독감 바이러스는 호흡기 외에 환자의 손을 통해서 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악수를 삼가고 환자가 만졌던 물건은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손을 씻을 때는 꼭 비누칠을 하고 양손을 깍지 끼고 비벼주는 것이 좋다. 비타민C도 감기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채소와 과일 등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수분 공급을 위해 뜨거운 차나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또한 실내는 온도 18~20℃, 습도 50%를 유지해야 한다. 실내가 건조해지면 호흡기와 코의 점막이 붓고 바이러스가 침입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가습기를 사용할 때는 병원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가습기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 독감 예방&퇴치법 1. 과음, 흡연을 삼간다. 2. 피로와 스트레스를 피한다. 3. 감기에 걸렸을 때는 2~3일 정도 푹 쉰다. 4. 아침과 저녁 두 차례 종합비타민제를 하는 것도 좋다. 5. 하루 10컵 이상의 물을 마신다. 6. 사람이 많은 곳에는 가지 않는다. 7. 비타민 C가 풍부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 8. 외출에서 돌아오면 양치질을 한다. 9. 노약자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한다. 10. 열탕욕 대신 미지근한 온탕욕을 한다. 11. 실내의 경우 온도는 18~20℃, 습도는 50%를 유지한다. 12.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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