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CSFB 가 제시한 유동성장세 시나리오

  • 입력 2000년 11월 30일 13시 28분


지난해 하반기 발행된 통화안정증권이 만기도래하면서 유동성 장세를 전망하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CSFB증권은 이번달부터 내년말까지 51조원 규모의 통화안정증권이 만기도래한다며 이들 자금을 한국은행이 전량 회수하지 않는다면 유동성 장세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즉 내년도 경기성장 둔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적어도 내년 1/4분기까지는 차환발행 등을 통해 시중유동성을 회수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것은 내년 3월까지 유동성 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CSFB증권은 30일 한국증시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의견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CSFB증권이 유동성 장세의 도래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국내증시 하락의 1차적 원인을 기업들의 회사채 상환능력에 대한 불신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11월부터 내년말까지 46조원의 회사채가 만기도래하지만 국내기업들이 제때 상환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감으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본다.

그렇지만 CSFB증권은 국내기업들이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상환할 것으로 주장한다.

46조원중 78%는 투자등급(BBB이상) 이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추정한다. 문제가 되는 투기등급 채권도 CB0펀드 발행 등을 만기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회사채 시장의 정상화도 결국 통화안정증권의 원금상환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면 가능해진다는게 CSFB증권의 진단이다.

한국은행이 정책의 우선순위를 인플레이션 억제에서 경기부양으로 옮아갈 것으로 추정하는 것도 유동성 장세 도래의 배경이다.

CSFB증권은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급격히 회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대통령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경기부양주장을 외면하기 어렵다고 예상한다.

이같은 판단아래 한국은행이 내년 1월 만기도래한 7조 1260억원의 통화안정증권만이라도 상환할 경우 상승추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미 시중에 유동성은 충분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동일 리젠트자산운용 채권운용이사는 "시중에 유동성이 부족해서 주가가 하락한 것은 아니다"며 "통화량증가보다는 콜금리인하 등이 시중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는데 더욱 효과적인 정책이다"고 주장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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