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국내증시, 등락폭도 나스닥 따라간다"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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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뉴욕증시에 볼모로 잡혀있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폭락세로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고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최근 나스닥 지수의 급등락을 거의 그대로 반영, 미국시장이 국내 증시의 거울이 되고 있다.

29일만 하더라도 이날 새벽 나스닥지수가 5.05%,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8.11% 떨어지면서 각각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자 종합주가와 코스닥지수도 어김없이 각각 3.82%와 5.59% 폭락했다. 코스닥지수도 다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정현준에 이은 진승현 금융비리 사건으로 투자심리가 최악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나스닥의 움직임은 국내 주가 동향에 거의 절대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추세는 나스닥지수가 3000포인트가 붕괴된 지난주부터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주말 나스닥지수가 5.41% 상승하자 이번주초 종합주가는 4.37%, 코스닥은 3.32% 상승했다. 또 나스닥이 지난 20일과 22일 각각 5.01%, 4.04% 하락했을 때 역시 국내 증시에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코스닥의 경우 나스닥이 상승할 때는 상승폭을 따라잡지 못하지만 하락할 때는 나스닥이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가슴을 더 쓰리게 하고 있다.

증권관계자들은 나스닥과 국내 증시의 깊은 상관관계와 관련, 반도체라는 업종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만큼 동조화는 다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종전에는 나스닥과 상승.하락이라는 방향만 같았지만 최근에는 등락폭도 비슷하다"며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미국쪽에서는 주로 머지않아 상승 반전할 것으로 보고 유럽이나 일본쪽에서는 추가하락을 점치는 상황"이라며 "나스닥의 상승폭이 커 거품도 많았던 데다 경기둔화가 시작단계인 만큼 개인적으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추가 하락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격만 보고 섣부르게 매수하기보다는 관망세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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