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히딩크 '18개월의 도전'…불같은 공격축구 기대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30분


'히딩크 축구' 는 세계 축구에서 전술적으로 가장 아름답게 진화했다는 평을 받는 네덜란드축구와 궤를 같이한다. 거스 히딩크(54) 감독이 진화시킬 한국축구의 새로운 모습은 어떤 형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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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영입조건은…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이끌 히딩크 감독을 바라보는 시각은 일단 '기대반 우려반' 이다. 그는 88년 PSV아인트호벤에 팀 사상 최초로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안겼고 네덜란드리그 3연패를 달성했으며 98프랑스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를 4강으로 이끄는 등 탁월한 지도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그는 프랑스월드컵 이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맡았다 금방 경질됐고 레알 베티스 감독에 선임됐으나 팀이 2부리그로 탈락하는 바람에 다시 지휘봉을 놓았다. 그의 스타일이 한국축구에 얼마나 접목이 될지도 아직은 의문부호.

네덜란드의 '축구영웅' 요한 크루이프이래 네덜란드 축구를 가장 대표하는 히딩크감독은 온화하고 민주적인 성격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그는 발렌시아 감독 시절 그라운드에서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몰아낸 후에야 경기를 했고 96유럽선수권대회때도 불화를 일으킨 에드가 다비즈를 귀국시켜버리는 등 강한 카리스마도 함께 갖추고 있다.

세계 최강의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선수들간 알력으로 비틀거리던 네덜란드 축구를 프랑스월드컵 4강까지 이끈 것은 그의 비상한 통솔력을 보여준 일례.

70년대 초반까지 프랑스 리옹과 생에티엔,네덜란드 아인트호벤과 닉니메겐에서 선수생활을 한 히딩크감독은 이후 아인트호벤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지휘봉을 잡은후 94미국월드컵 직후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첫 관문이었던 96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실패한 뒤 대대적인 팀 개편에 착수했다. 주전을 이뤘던 아약스 선수들이 대거 해외로 떠난데다 오베르마르스, 클뤼베르트 등 간판스타가 부상을 당한 것을 계기로 그해 네덜란드리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낸 아인트호벤 선수들 위주로 판을 새로 짠 것.

더불어 당시 전술의 기본틀이던 아약스의 3-4-3시스템을 버리고 일명 'PSV 시스템' 으로 불리던 4-4-2로 팀 색깔을 바꿨다. 중앙수비 2명과 양 윙백이 지역을 나눠 일사분란하게 방어선을 구축하는 한편 세밀한 패스에 의한 돌파와 빠른 측면 돌파를 고루 구사해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한편 투톱 조합도 힘과 기술을 엮어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낸 것.당시 용크,스탐,뉴만 등 신인들을 발굴한 것도 그였다.

히딩크감독의 구상은 주효했고 네덜란드는 안정된 팀워크와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98프랑스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통과와 본선 4강진출 등 위업을 달성했다.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에서 선수로 뛰었던 허정무 전 한국대표팀감독은 "최근 일련의 국제대회에서 가장 멋진 경기로 꼽을 수 있는 명승부 뒤에는 반드시 네덜란드가 있었고 또 히딩크가 있었다" 고 말했다.

그러나 히딩크축구에도 허점은 물론 있다. 허 전감독은 "네덜란드축구는 분명 지나칠 정도로 공격 위주고 모험도 많이해 오히려 상대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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