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인터뷰]"점토 애니메이션 인정받아 뿌듯"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48분


“우리 회사 25명의 가족들이 연말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점토 애니메이션인 ‘아름다운 시절’로 ‘2000 영상만화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엠지월드 정창진(丁昌鎭·40)사장은 수상 소감을 말하며 활짝 웃었다.

‘아름다운 시절’은 60년대 시골 읍내를 배경으로 한 가족이 펼쳐나가는 정다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토속적인 캐릭터와 정교한 시골마을 세트와 소품 등이 옛 추억을 되살린다. 정사장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시절’을 보고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우리만의 정서와 추억을 느낄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홍익대 시각디자인과와 대학원 광고디자인과를 나온 정사장은 우리나라 점토 애니메이션의 선구자라고 할 만하다. 그는 89년 미국 UCLA대로 유학을 떠나 필름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93년말 귀국해 점토 애니메이션 회사(세진영상)를 차렸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당시 점토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사람도 드물었고 ‘월레스와 그로밋’조차 국내에 소개되기 전일 정도로 시장이 전무해 사업적으로 실패한 셈이지요.”

이후 계원조형예술대 경기대 등에서 전임강사를 하던 그는 점토 애니메이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지난해 다시 대학을 박차고 나와 ㈜엠지월드를 세웠다.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통해 기술력을 쌓은 이 회사는 KBS에 ‘싫어선장’ ‘끄치와 싹싹이’를, SBS에 ‘마법의 성 띠또띠도’를 납품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정사장은 “현재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유치하던 점토 애니메이션 TV 광고를 따내 현재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 있다”며 “우리 기술력이 외국업체에 못지않다는 것을 인정받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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