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지역 고인돌 훼손 심각

  • 입력 2000년 11월 24일 21시 47분


고인돌이 산재해 ‘선사유물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전남지역에서 무분별한 경지정리 등으로 고인돌 수백여기가 훼손되거나 없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4일 전남대 인류학과와 진도민속예술연구회에 따르면 최근 진도지역에 대한 고인돌 유적 현장조사 결과 87년 목포대 박물관에 의해 발굴 확인된 361기 중 241기가 사라져 현재 120기만 남아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회면 송월리 주변 10기가 3기로 줄었고 진도읍 서성리 2기와 임회면 석교리 3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또 순천시 승주읍 쌍암면 봉덕리에선 한 주민이 83년 경지정리를 하면서 25기의 고인돌을 땅속에 파묻어 형체 일부만 드러나 있는 사실을 최근 목포대 고고학 조사반이 확인했다.

이밖에 나주시가 지난해 목포대박물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133개 군(群) 1041기에 이르던 고인돌 가운데 10% 가량인 101기가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고인돌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주민들이 농경지 정리를 하면서 경작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고인돌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땅 속에 파묻고 있기 때문이다.

진도민속예술연구회 허산회장(43)은 “주민들의 역사유물 인식 부족도 문제지만 전남지역 고인돌 1만9000여기 중 1084기와 주변 3만3170평에 대해서만 문화재로 지정한 당국의 허술한 유적관리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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