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어디가나 삐딱선을 타는 넘들은 있다

  • 입력 2000년 11월 22일 20시 02분


프로야구판이 전지훈련 문제로 시끄럽다.

사건의 진원지는 LG와 삼성.

비활동기간인 12월부터 1월까지 프로야구선수들은 팀에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개인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간임에도 각 팀들은 내년도 성적을 위해 전지훈련을 상례화하고 있었다.

거기에 반기를 처음 든 것이 LG.

또 대부분의 팀들이 LG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동조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딴지를 걸고 있는 팀은 삼성.

두팀의 선수들을 살펴보면 왜 이런 입장표명을 하게 됐는지 잘 알 수 있다.

LG에는 항상 선수들의 권익을 주장하는 몇몇 선수들이 있다.

양준혁, 이병규, 김재현, 유지현 등.

반면 삼성에는 이승엽, 김동수, 김기태 등의 선수들이 주축맴버.

LG의 선수들은 워낙 개성들이 강해 자신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을 간과하지 못하는 스타일들이 많지만 삼성의 선수들은 워낙 풍요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있어 혹시 있을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스타일들.

LG의 선수들 역시 억대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연봉삭감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지만 10억원을 상회하는 수익을 보장받고 있는 삼성 선수들은 구단을 상대로 큰소리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LG 선수들은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큰소리 뻥뻥 치고 있지만 삼성선수들은 서로 눈치만을 보고 있다.

그리니 구단의 태도도 당연 상이하게 나타나게 마련.

LG는 선수들의 자발적인 훈련을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해 훈련을 원하는 선수들의 편의를 도모하겠다고 한 반면 삼성은 선수들이 조용하니 살살 눈치를 보다가 전지훈련을 떠나겠다는 속셈이다.

올초 선수협에서 전지훈련을 위해 조용히 이탈했던 삼성 선수들.

또다시 선수협의 의견에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12월 초 전지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함을 버릴 수 없다.

전지훈련이 장점은 충분히 파악하지만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선수협의 의견을 자신들의 상황이 낫다고 외면해 버리는 일부 선수들의 모습속에서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한민족의 모습이 연상된다.

막말로 내가 돈이 있어 사치좀 하겠다는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하는 일부 몰지각한 졸부들의 항변을 받아들여야 하나?

팬이나 선수들이나 좀더 심사숙고 해야 할 문제가 분명하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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