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우량은행주 대대적 매도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5시 29분


외국인들이 우량은행주들을 본격적으로 매도하고 있다.

국민(140만주) 주택(50만주) 신한(15만주) 등 우량은행주에 대해 매도공세를 취했다.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로 국민(-3.8%) 주택(-1.7%) 신한(-1.7%) 등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기업구조조정의 최대 수혜주인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는 정부의 구조조정의지에 대한 불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은행주에 대한 매도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계기업에 대한 추가자금지원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은행주들을 사들인 외국인들의 기대와 달리 구조조정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현대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은 물론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우자동차도 살리겠다는 정부고위당국자들이 발언은 은행권의 추가자금지원을 시사한다. 당연히 추가부실에 대한 부담감으로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도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이 애널리스트는 예상하고 있다.

여기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도 외국인 매도공세를 촉발시켰다.

가격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는 수출업체와 달리 은행권은 환차손이 훨씬 크다.

이 애널리스트는 "환율상승은 원화자산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달러자산의 가치를 증대시키는데 시중은행들은 대부분의 자산을 원화로 운용하고 있다"며 "환율상승으로 은행들의 운용자산의 질이 하락하는 등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외국인들 입장에선 가뜩이나 원화약세로 환차손이 예상되는 판에 대표적인 환율상승 피해종목인 은행주들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검찰총장 탄핵안 상정을 둘러싼 여야 파국으로 공적자금 투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외국인의 순매도를 촉발시켰다.

김도현 삼성증권 투자분석부 선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조속한 공적자금 투입으로 과거 부실을 털어낸후 우량은행간 합병 등에서 상승모멘텀을 찾을려고 했는데 여야 대립으로 이같은 기대감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설명한다.

김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이 혼선을 빚고 있어 당분간 우량은행도 매매하지 말라고 권한다. 시장초과수익률을 올린 우량은행주들에 대한 외국인 매도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실은행은 감자비율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아예 거들떠 보지도 말라'고 말하고 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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