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교원 수급 한치 앞도 못보나"

  • 입력 2000년 11월 21일 00시 19분


“이렇게 한치 앞도 못보는 교원 수급정책이 어디 있습니까.”

지난해 경남도교육청이 시행한 교원 임용고시에 응시했다가 낙방, 1년 내내 대학도서관에 살다시피 하며 ‘재수’를 해온 박모씨(30·여)는 올해 일반사회과목의 선발 인원이 2명뿐이라는 채용 요강을 보고는 분통이 터졌다.

박씨 뿐 아니라 경남지역에서 사범대학에 다니거나 교직과정을 이수하며 교사의 꿈을 키워온 1500여명과 지난해 낙방한 재수생을 합쳐 4000명에 가까운 중등교원 임용고시 응시 희망자들은 대부분 실의에 빠져있다.

경남도교육청이 다음달 17일 시행하는 올 중등교사 임용고시에서 14개 과목에 34명만 뽑기로 했기 때문. 이는 지난해 선발한 680명의 5%에 불과하며 영어와 국어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과목의 선발인원은 모두 2명씩이다.

지난해 4500여명이 응시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각 과목별로 100대1 전후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일 전망이다.

이같은 난맥상은 경남도교육청이 올 명예퇴직자가 많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 신규임용 대상자를 많이 뽑았으나 올 명퇴자가 예상을 밑돌아 아직도 172명이 발령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

도교육청 관계자는 “명예퇴직자가 적고 결원도 많이 생기지 않아 교원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약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등교원의 수급 불균형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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