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투자자에게]'동기식'깜짝 신청, 하나로통신 신윤식사장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59분


하나로통신은 최근 동기식 IMT―2000서비스 사업자 신청을 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기존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ADSL) 투자만으로도 적자상태인데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IMT―2000 서비스를 할만한 자금과 기술이 있겠느냐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그러나 신윤식 사장은 필요자금은 외자유치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시장에서는 IMT―2000 사업권 획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데….

“37년 동안 정보통신업에 종사하면서 한번도 지는 싸움을 해본 적이 없다. 충분히 검토한 결과 자신있기 때문에 시도했다. IMT―2000 서비스에는 2006년까지 약 3조2000억원이 소요된다. 이중 1조4000억원(44%)은 주주부담인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56%는 외부차입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하지만 하나로통신은 한국IMT―2000 컨소시엄의 지분 10%만 갖기 때문에 실제 부담액은 1400억원에 불과하다.”

―컨소시엄에는 누가 참여하나.

“외국 무선통신사업자의 관심이 지대하다. 현재 미국 유럽 아시아지역 대형업체와 외자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다. 12월5일 전에 결론이 난다. 쟁점은 컨소시엄 지분이다. 외국기업들은 경영권행사가 가능한 49%를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는 20%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40%까지 양보할 수 있다.”

―국내기업도 참여하나.

“10위권 대기업 2곳에 10%씩 지분을 줄 생각이다. 외국계 컨소시엄에 동기식장비사업자가 포함될 것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참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주우선 원칙에 따라 삼성전자가 참여하지 않으면 동기식장비를 사 줄 수가 없다. 그러나 최종결정은 삼성이 할 것이다. 비동기식으로 신청한 SK 한국통신 LG 컨소시엄 중 탈락하는 사업자에게도 지분 10%를 줄 생각이 있다.”

―주가가 5분의 1토막나 투자자들의 불만이 많은데….

“하나로통신은 IMF 이후 국민주방식으로 증자해 유통주식수가 너무 많다. IMT―2000컨소시엄 외자유치 때 유통물량을 줄이는 방법도 일괄타결지을 것이다. 외국통신사가 시장에서 하나로통신 주식을 매입하거나 전환사채(CB) 발행 및 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도 가능하다. 자사주매입 후 소각은 어렵다.”

―대북사업이 적자일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국내에서는 스플리터와 필터2개 한 세트의 구입비용이 1만1000원이다. 그러나 평양에서 만들면 비용이 20% 더 저렴하다. 처음부터 이익을 낸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ADSL 설비투자는 앞으로 얼마나 더 해야 하나.

“총 5조원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3조원이 투자됐다. 앞으로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시장은 한국통신―하나로통신 2강 체제가 될 것이다. 매출은 급속히 증가하고 영업비용 증가율은 둔화돼 2002년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증권가의 시각은 냉랭하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3·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에 비해 63.2%나 증가했지만 영업비용도 30.2% 늘어나 영업손실이 더욱 커졌다”며 향후 투자자금을 부채로 조달,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해 매도(Sell) 의견을 유지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이정철 연구원도 “다른 이동통신사업자와 비교해볼 때 동기식사업을 할만한 여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매출의 77%를 차지하는 ADSL사업은 인프라구축 진척도가 높아 2002년 순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 이승현 연구원은 “ADSL사업의 수익성이 낮고 회사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며 적정주가는 4200∼5000원, 투자의견은 언더퍼폼(Underperform)으로 제시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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