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기업 주주이익 창출노력 美5.3배 日3.3배 한국0.6배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50분


“미국이나 일본 기업에 출자하면 원금의 3∼5배 가량 수익을 올리지만 한국기업에 출자하면 원금마저 손해본다.”

LG경제연구원은 19일 ‘주주가치 창출능력 어디서 오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기업들은 주주의 출자금을 불려주는 능력이 미국 일본 기업보다 현저히 뒤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비교 평가 대상 기업은 한국의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33개사, 미국은 제너럴일렉트릭 마이크로소프트 등 27개사이며 일본은 NTT도코모 소니 등 24개사.

보고서는 우선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통해 기업들의 이익 창출 능력을 비교했다. PBR은 재무내용 면에서 주가를 판단하는 척도로 PBR이 1 미만인 종목은 주가가 자산가치에도 못미친다는 뜻이다. 분석 결과 한국기업의 평균 PBR는 0.6배인데 비해 일본은 3.3배, 미국은 5.3배에 달했다. 일본과 미국 기업은 주주의 출자금을 각각 3배, 5배 가량 불려준 반면 한국기업은 출자금의 40%를 날려버린 셈이라고 연구원측은 설명했다.

또다른 잣대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비교해봐도 한국 기업이 뒤떨어진다. 한국기업의 평균 ROE는 6.6%로 미국의 23.4%에 비해 매우 낮고 일본의 6.3%와는 비슷한 수준.ROE는 기업의 세후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로서 ROE가 시중금리 수준을 넘으면 기회비용인 금리 이상으로는 수익률을 달성했다는 의미. 따라서 한국기업들의 평균 ROE가 6.6%라는 것은 시중금리에도 못미치는 수익에 그쳤다는 뜻이다. 일본은 은행권 이자율이 2%에 불과하므로 ROE가 6.3%이면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3배 이상 이득을 올린 셈.

한편 국내 우량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은 1.3배로 미국의 9.5배, 일본의 11.7배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수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은 영업활동을 통해 이자비용을 간신히 갚을 정도의 이익만을 낸다는 이야기”라고 풀이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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