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근의 음악뒤집기]무한 자유의 비트 '팻보이 슬림'의 'Halfway…'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43분


최근 영국을 위시해 유럽 젊은이들의 새로운 음악 경향을 설명하는 단어는 '테크노'다. 미국에서 콘, 림프 비즈킷을 비롯한 하드코어 성향의 밴드들의 음악이 기성세대 가치관에 대한 전복의식을 담고 있다면 유럽에서는 테크노의 반복되는 전자음이 도피의식에 가득찬 젊은이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런 테크노의 장르 중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형태는 바로 빅비트(Big Beat)이다. 기존의 정형화된 음악의 규칙을 거부하고 뮤지션 임의대로 비트를 바꾸는 빅비트는 힙합, 하우스, 록 등의 장르를 아우르며 리듬을 만들어냄으로써 다양한 음악층을 흡수한다.

96년 'Better Living Through Chemistry' 앨범으로 데뷔한 '팻보이 슬림'(Fatboy Slim)은 이런 빅비트 계열의 뮤지션 중 가장 중요한 이름 중 하나인 노먼 쿡의 1인 프로젝트다. 18세에 DJ로 음악을 시작해 '하우스마틴스'(Housemartins)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기도 했던 그는 80년 말 '피자맨'(Pizzaman)과 '프릭파워'(Freakpower)라는 프로젝트 음반을 발표해 90년 영국 클럽의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 노래듣기

  - Sunset (Bird of Prey)

팻보이 슬림은 98년 'You've Come a Long Way, Baby'를 발표해 빅비트 음악을 전세계적으로 알렸다. 이 앨범으로 팻보이 슬림은 마돈나, 로비 윌리암스 등 유명 뮤지션의 싱글을 리믹스 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영국 뮤지션이 되었다.

특히 이런 팻보이 슬림의 약진은 '프로펠러헤즈'(Propellerheads)와 '벤틀리 리듬 에이스'(Bentley Rhythm Ace) 등의 성공과 함께 빅비트를 세계적인 음악으로 만들었고, 스킨트(Skint)를 테크노 음악의 세계적인 레이블로 만들어 놓았다.

테크노 열풍의 전위부대 역할을 담당했던 팻보이 슬림이 최근 3번째 앨범 'Halfway Between The Gutter And Stars'을 발표했다. '스타와 하층민 사이로'로 해석되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은 지난 앨범 'You've Come a Long Way, Baby'의 대중적인 성공으로 스타가 된 자신과 무명시절을 대비시키는 동시에 테크노라는 첨단 음악 장르와 복고적인 사운드가 교배된 앨범 성격을 보여준다.

치열한 기계음, 브레이크 비트와 함께 어울러진 디스코와 록 사운드가 적절히 혼합된 'Talking Bout My Baby', 'Ya Mama', 'Song For Shelter'등의 트랙은 '최고의 댄스음악' 이라는 평을 들어온 노먼 쿡의 재치와 재능을 느낄 수 있다.

류형근 <동아닷컴 객원기자> atari@donga.com

<30자평>

'테크노 댄스'를 빙자한 싸구려 가요를 비웃는, 감각적인 비트와 첨단 사운드의 극치. 팻보이 슬림은 확실히 미래적이다.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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