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Health]생각으로 기계를 조종한다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36분


원숭이의 뇌에서 팔을 움직이게 하는 신호를 찾아낸 과학자들이 그 신호를 이용, 기계 팔을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 즉 원숭이가 음식을 집으려고 팔을 뻗기도 전에 기계가 미리 원숭이의 의도를 읽고 팔의 역할을 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신체 마미 환자에 새 희망▼

이번 연구를 이끈 듀크대 신경과학 교수 미구엘 니콜렐리스 박사는 이번 실험의 장기적인 목표는 인간의 생각만을 근거로 움직이는 기계를 개발해서 몸이 마비된 환자들을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니콜렐리스 박사팀의 연구결과는 ‘네이처’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이와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신경과학 교수 리처드 앤더슨 박사는 이번 연구가 신경 인공보철물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신경과학연구소의 앤드루 슈왈츠 박사는 “아직 우리가 목적지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계장치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앞으로도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시작된 것은 30여년전부터였다. 당시 과학자들은 전극 한 개를 원숭이의 뇌에 삽입해서 운동을 통제하는 영역에 있는 일부 뇌세포들이 원숭이가 행동을 시작하기 전에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어 과학자들은 뇌가 행동을 수행하기 전에 먼저 수의적인 행동을 계획하기 때문에 이 부분의 뇌세포들이 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런 계획 과정이 의식적인 인식과 관련돼 있지 않다는 것도 밝혀냈다.

니콜렐리스 박사는 한 가지 예를 들어서 이 연구결과들을 설명해주었다. 즉, 어떤 사람이 무거운 문을 밀어서 열려고 하는 경우 우리 뇌는 힘을 정확히 얼마나 주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몸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팔과 다리에게 알려주는 신호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과거에 무거운 문을 열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계획은 뇌의 명령이 척추를 따라 근육과 관절에 전달되기 반 초 전에 뇌에 의해서 수립된다.

니콜렐리스 박사는 척추가 신호를 전달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경우에도 뇌에서는 계획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학자들이 이를 이용한 기계장치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극 뇌이식 등 과제 많아▼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단일 세포들과 소규모의 세포집단들이 발사하는 신호들을 이용해서 기계를 움직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기계가 뇌의 생각과 동시에 복잡한 움직임을 수행하도록 하는 데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또 몸이 마비된 소수의 환자들이 자신의 뇌에서 나오는 신호를 이용해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는 법을 배우는 데 성공한 예도 있지만, 이렇게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는 데에만도 엄청난 노력이 들뿐더러 아직 뇌의 신호를 이용해서 팔다리 전체를 움직이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니콜렐리스 박사의 연구팀은 원숭이 두 마리의 뇌 중 행동의 계획과 관련된 영역에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전극을 각각 96개와 32개 삽입한 다음 2년 동안 원숭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뇌의 신호들을 수집한 결과 기계 팔이 복잡한 동작을 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워싱턴대 신경과학 교수인 에버하드 페츠 박사는 만약 이런 연구들이 계속해서 발전한다면 언젠가 사람들이 인공보철물을 자기 몸의 연장으로 여기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극의 크기를 소형화해서 안전하게 뇌에 이식하는 방법을 비롯한 여러 가지 커다란 과제들이 아직 남아 있다.

(http://www.nytimes.com/2000/11/16/science/16ROB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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