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스타없는 그라운드 눈길 못끌었다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51분


‘관중 격감’과 ‘연이은 감독 퇴출’, ‘팀 판도 변화’.

2000시즌 프로축구는 흥행면에서 실패한 시즌으로 기억하게 됐다.

지난해 프로축구 관중 200만 돌파를 자축한 프로축구 관계자들은 1년이 지난 지금 “너무 일찍 샴페인을 떠뜨렸다”며 자조하고 있다.

지난 시즌 267만2004명의 총 관중에 한 경기 평균 1만4138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프로축구가 완전히 자리잡았다”며 큰소리 쳤으나 올시즌 들어 총 관중 184만6850명(한 경기 평균 9824명)으로 관중이 30.9%가 급감한 것.

또한 김기복 고재욱 박성화 3명의 감독이 시즌 중 중도 하차하고 김정남 울산 현대 감독, 최순호 포항스틸러스 감독, 이태호 대전시티즌 감독이 새로 취임하는 등 각 팀 사령탑 선임에도 파란이 많았다.

관중 감소의 원인으로는 10대 소녀팬까지 경기장에 불러들였던 안정환 고종수 이동국 등 신세대 스타의 해외진출과 부상 등으로 프로 그라운드에서 그 모습을 별로 볼 수 없었고 국가대표팀의 부진 그리고 높은 수준의 2000유럽축구선수권대회와 시드니올림픽 등 빅이벤트가 스포츠팬의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

그러나 이 보다는 지난 시즌의 성공에 도취돼 합리적인 프로리그 운영방안이나 제도 창출에 소홀했던 것은 물론 서비스나 홍보 등을 개선시킬 생각을 하지 않은 프로축구 관계자들의 안일함이 더 큰 원인이라는 지적.

이런 와중에도 100억원 이상의 거금을 투자한 안양 LG는 10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이루는 감격을 맛봐 “역시 프로스포츠는 투자와 성적이 비례한다”는 정설을 실감케 했다.

또 수원 삼성이 전관왕을 차지하며 독주체제를 이룬 지난 시즌에 비해 올시즌에는 안양과 부천 SK(대한화재컵 우승), 수원(슈퍼컵, 아디다스컵 우승)이 우승을 나눠 갖고 여기에 전북 현대모터스와 성남 일화가 탄탄한 전력으로 상위권에 올라 팀 판세 변화를 주도했다.

한편 관중 수는 떨어졌지만 기록은 다소 풍성했다.

안양은 시즌 최다연승(10승)과 최다 연속경기 득점(24경기)의 두 가지 팀 기록을 세웠고 개인기록 부문에서는 ‘득점왕’에 오른 김도훈(전북)이 8경기 연속 득점으로 프로 타이기록을 수립했으며 신홍기(수원)는 역대 네번째로 300경기 출전기록을 세웠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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