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순류역류>황비홍과 레옹이 만난 액션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43분


‘순류 역류’(Time and Tide)는 쉬커(徐克)감독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래 가장 뛰어난 액션장면을 창출한 영화다.

홍콩의 바텐더로 일하던 타일러(시에팅펑·謝霆鋒)는 만취상태에서 하룻밤을 보낸 여자경찰 조가 임신을 하자 그녀를 부양하겠다며 사설 보디가드가 된다. 거물급 인사의 파티 경호를 맡은 타일러는 그 집 딸과 사랑에 빠졌지만 가난하다는 이유로 냉대를 받는 잭(우바이·伍伯)과 우정을 쌓게된다. 하지만 남미의 킬러부대가 홍콩으로 잠입하면서 감춰졌던 잭의 과거가 드러나고 두 남자는 우정과 사랑을 지키기위해 도시전역을 무대로 킬러부대와 전투에 돌입한다.

타일러와 잭의 만남을 통해 감수성 넘치는 영상과 현란한 액션을 접목시키려는 감독의 시도가 돋보인다.

성서의 창세기 구절을 원용한 타일러의 독백이 흐르는 도입부는 마치 왕자웨이(王家衛)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감각적이다. 또 허름한 고층아파트 단지 전체를 무대로 펼쳐지는 총격전은 대나무 사다리에서 펼쳐지는 ‘황비홍’식 액션안무에 폐쇄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레옹’식 세트미학을 겹쳐놓은듯 눈부시다. 하지만 전반부와 후반부를 잇는 연결고리의 허술함과 상투적인 결말로 인해 아쉽게도 ‘영웅본색’의 경지에는 못 이르고 말았다. 15세이상. 18일 개봉.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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