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주희정, 삼성 5연승 견인

  • 입력 2000년 11월 14일 21시 28분


삼성 주희정
삼성 주희정
‘경기 종료 20초를 남기고 터진 조성원의 3점슛으로 또다시 동점. 하지만 전광판의 숫자가 3초를 막 넘어서는 순간 공을 잡은 채 하프라인을 넘던 주희정은 폭발적인 드리블로 LG의 밀집 수비를 단숨에 제치며 드라이브 인 슛, 골망을 가르며 기나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어 주희정은 상대 파울로 얻은 보너스 자유투마저 가볍게 성공시켰다. 96―93 삼성 승리.

14일 수원실내체육관은 ‘작은 거인’ 주희정(1m80)의 원맨쇼를 위한 무대였다.

나란히 5연승(삼성 썬더스)과 4연승(LG 세이커스)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1, 2위를 달리는 팀들간의 경기답게 이날 경기는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개막 이후 최고의 접전이었지만 어느 누구도 주희정을 능가하지는 못했다.

“LG가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희정이를 능가하지는 못할 겁니다.”

삼성 김동광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의미심장한 웃음과 함께 이렇게 말했다. 이날 경기의 승패는 주희정과 조성원(LG 세이커스)간의 빠르기 싸움에 달려 있다고 봤고 주희정이 조성원을 능히 이길 수 있음을 굳게 믿는다는 것.

하지만 전반 내내 주희정은 조성원을 막는 데 다소 힘이 부치는 듯했다. 2쿼터까지 줄기차게 조성원을 따라붙으며 밀착마크를 펼쳤지만 조성원이 18득점을 기록하는 동안 단 1득점에 그치며 52―43으로 9점차 리드를 허용했기 때문. 주희정은 전반에만 파울도 2개나 기록했다.

주희정이 자신의 진가를 유감 없이 발휘한 것은 3쿼터 이후. 3쿼터 들어 교체 멤버로 투입된 강혁과 조성원에 대한 수비부담을 나누며 살아나기 시작한 주희정은 64―63으로 1점차로 뒤지던 상황에서 전광석화 같은 레이업슛으로 첫 역전슛을 성공시킨 뒤 곧바로 가로채기에 이은 3점슛으로 단숨에 68―64로 상황을 역전시켰다. 결국 3쿼터에서만 9점, 3어시스트, 속공 2개를 기록한 주희정은 4쿼터 종료 직전 하마터면 연장전에 접어들 상황에서 고비를 넘기는 결승 슛으로 팀의 6연승을 지켰다.

주희정은 이날 17점 12리바운드(통산 806개)로 역대 4번째 800어시스트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한편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 나이츠와 SBS 스타즈전에서는 SK가 32점을 기록한 서장훈의 활약에 힘입어 103―95로 승리, SBS에 홈경기 3연패의 수모를 안기며 3승3패를 기록했다.

<수원〓김상호·안양〓김종석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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