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스오피스]<단적비연수>한국영화사상 1일 최다관객 동원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9시 06분


강제규 필름의 제작력과 CJ 엔터테인먼트의 배급력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11월11일 개봉된 판타지 멜로영화 <단적비연수>는 이것을 실험하는 리트머스 용지나 다름없었다.

실험의 결과는 예상대로 엄청난 대박. 영화계 스타들이 총출동하고 든든한 제작사와 배급사가 뒤를 밀어준 <단적비연수>는 개봉 첫날 서울에서만 약 12만 명의 관객을 동원, '한국 영화사상 1일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 이는 1일 서울 9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공동경비구역JSA'보다 약 3만 명이나 많은 수치다.

서울 60개 스크린, 전국 145개 스크린에서 개봉된 <단적비연수>는 서울 총 16만2천 명, 전국 약 34만3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70%를 웃도는 높은 객석점유율을 나타냈다.

<단적비연수>에 강력히 도전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리베라 메>는 오락성 및 완성도 면에서 비슷한 평가를 받았으나, 이에 훨씬 못 미치는 관객동원을 기록했다. <리베라 메>가 지난 주말 거둬들인 서울 흥행 스코어는 약 6만2천 명. <단적비연수>처럼 스타 시스템을 총동원했고, 45억 원이라는 거대 제작비를 투입했으며, 시네마서비스라는 메이저 배급사가 배급을 맡은 영화라는 점에서, <리베라 메>의 흥행부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리베라 메>가 <단적비연수>보다 흥행 면에서 크게 뒤지리라는 것은 이미 예상됐던 일. <단적비연수>는 흥행전쟁에 앞서 치러지는 배급전쟁에서 <리베라 메>의 기선을 크게 제압했다. <단적비연수>가 서울 60개 스크린을 확보한 반면, <리베라 메>는 서울 34개 스크린을 확보하는 데 그쳤기 때문.

이렇듯 배급에서 한 발 뒤쳐진 <리베라 메>는, 그러나 객석 점유율 면에서 <단적비연수>를 약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리베라 메>의 주말 객석 점유율은 약 85% 수준. 이는 평균 70%의 객석 점유율을 유지한 <단적비연수>보다 약 15% 높은 수치다. 게다가 <단적비연수>의 둘째 날 흥행 스코어가 첫날 스코어보다 떨어졌던 데 반해, <리베라 메>의 흥행 스코어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리베라 메>의 관계자는 "두 영화의 평일 관객 수를 지켜봐야 승패가 결정날 것"이라며 "아직 <단적비연수>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지 부시와 엘 고어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연상케 하는 대목.

두 편의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공세에 꼬리를 내린 '공동경비구역JSA'는 지난 주말 2만4천 명의 관객을 추가해 현재까지 서울 약 2백24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9주 연속 국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공동경비구역JSA'는 10주 연속 1위의 벽을 깨지 못한 채 주저앉아 버린 것.

그 뒤를 이어 박스오피스 4위에 랭크된 <더 셀>은 지날 주말 서울 1만3천 명의 관객을 추가해 현재까지 14만5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했으며, 5위에 랭크된 <왓쳐>는 1만 명의 관객을 추가해 현재 총 11만9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10월28일 개봉된 박대영 감독의 코미디 영화 <하면된다>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10위 권 안에 머물고 있다. 지난 주말 약 9천 명의 관객을 추가로 동원한 이 영화는 현재까지 약 10만2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중.

일본에서 '대박' 흥행을 거뒀던 <링-라센>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대거 개봉된 지날 주말,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한 채 추락일로를 걸었다. <링-라센>의 지난 주말 흥행 스코어는 약 6천 명.

그 뒤를 이어 마틴 로렌스 주연의 코미디 <빅 마마 하우스>가 5천 명의 관객을 추가해 8위에 랭크되었으며, 조니 뎁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호흡을 맞춘 판타지 스릴러 <나인스 게이트>와 데미 무어가 주연한 <패션 오브 마인드>가 각각 3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 나란히 9위에 랭크됐다.

황희연 <동아닷컴 기자> 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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